[현장&이슈] 서울 자치구 세수다툼에 아파트 두동강

[현장&이슈] 서울 자치구 세수다툼에 아파트 두동강

입력 2009-03-19 00:00
수정 2009-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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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棟)짜리 아파트인 보라매타운해태아파트(256가구)는 주민들의 주민등록이 둘로 쪼개져 있다. 124가구는 동작구 신대방2동이고 132가구는 관악구 보라매동(구 봉천1동)이어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민세는 관악세무서에 내더라도 집 소유권을 확인하려면 동작등기소를 찾아야 한다. 전화 이전도 동작전화국을 이용해야 하고, 쓰레기봉투 역시 동작구 것을 써야 한다. 506호에 살면 아이를 보라매동 당곡초등학교에 보내야 하지만 507호에 살면 신대방2동 보라매초등학교로 가야 한다. 통장도 동작구와 관악구 소속 2명이 따로 있어 혼란스러운 때가 많다. 아파트관리사무소 정찬범(45) 소장은 “‘동작구나 관악구 중 어디든 한쪽에 편입해 달라.’는 주민 요구가 많지만 양 구청에서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아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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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행정구역 다른 세대 4000가구

지난해부터 동(洞) 통폐합 등 서울지역 행정구역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른바 ‘쪼개진 아파트’ 단지의 경계조정 노력은 저조해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서 파악한 바로는 같은 생활구역이면서도 행정구역이 달라 불편을 겪는 가구가 4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은 분구(分區) 등의 과정에서 서울시가 편의적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생겨났다.

관악현대아파트(2134가구)는 1991년 봉천동 재개발 과정에서 아파트 주민들이 분리됐다. 현재 이 아파트의 주민 1729가구는 관악구 청림동(구 봉천3동)으로, 405가구는 동작구 상도동으로 나뉘어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동에 따라 서로 다른 행정·경찰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동작구가 나중에 관악구에서 분구된 만큼 동작구로 편입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끊임없는 주민 민원에도 이 아파트들에 대한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자치구들이 세수감소 등을 우려해 경계조정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지역에서 경계조정에 성공한 경우는 2007년 금천구와 구로구에 걸쳐 있던 한일유앤아이아파트(390가구)가 구로구에 편입된 사례가 유일하다.

보라매타운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불편을 참다 못한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대다수가 원하는 구로 편입시키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세수 및 구의원 수 감소 등을 우려한 구청들이 이를 모두 묵살한 것으로 안다.”며 아쉬워했다.

●현행법상 市 강제 조정도 불가능

전문가들은 향후 뉴타운 등 재개발 과정에서 쪼개진 아파트 단지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서울시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원구 월계동 470 일대의 경우 일부 지역(270가구)이 성북구 장위뉴타운 사업에 편입돼 쪼개진 아파트 단지가 지어지게 되지만 이를 조정하려는 자치구간 움직임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현행법상 강제적인 경계 조정은 불가능하다며 소극적인 자세다. 쪼개진 아파트를 없애겠다며 지난해 3월 ‘경계조정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아직까지 실적은 전무하다. 서울시 김영환 행정팀장은 “한일유앤아이아파트도 각 구청이 경계를 조정하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다.”면서 “자치구간 세수를 비롯한 여러 현안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문제 해결이 상당히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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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09-03-1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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