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파도 택시 ‘핸들’ 잡는다

유학파도 택시 ‘핸들’ 잡는다

입력 2009-02-13 00:00
수정 2009-02-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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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취업난 속에 해외 유학파들까지 택시운전에 나섰다. ‘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명품 관광택시’ 운전자 모집에 영어·일본어 구사에 능통한 외국대학 출신 등 379명이 지원, 1차 언어시험에 235명이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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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인성면접을 통해 150여명을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 서울관광택시는 다음 달 16일부터 운영한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질 높은 택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광택시’를 운영하기로 하고 운전기사를 모집했다. 기존 또는 신규 운전기사 모집에는 외국어 회화가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택시업계에서는 처음에 이 관광택시 사업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외국어에 능통한 택시 기사를 그리 쉽게 모을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9일 1차 언어시험 결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거주 경험자와 미국, 일본 등 유학파 출신 등 현지인처럼 외국어를 구사하는 운전자들이 몰렸다. 공무원들은 “경제한파로 가중된 취업난이 이 정도인가.”라고 놀라며 어려운 경제 현실을 실감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일하는 데에 부끄러울 것 없다.”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나와 국내 대기업 현지법인에서 근무했던 지원자 김진백(46)씨는 “택시운전을 시작한지 4개월 정도 됐다.”면서 “운전을 즐기는 성격이라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영어를 잘한다. 일본 도쿄 정보대를 졸업, 7년 동안 일본에서 회사를 다녔던 김두진(40)씨는 “3년 정도 국내에서 택시를 몰면서 일본에 비해 형편없는 택시서비스를 접하며 스스로 반성하곤 했다.”면서 “언어 소통뿐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 있는 다국적기업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사람, 국내 자동차회사의 일본 지사 근무자, 국회 통시통역사 출신 등이 전업 택시기사로 나섰다.

수준이 부쩍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서울관광택시에 대한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주한일본대사관과 일본관광청의 일본인 직원들이 서울시청을 방문해 사업 설명을 듣고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외국인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산, 광주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광택시 운영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터뷰를 책임진 면접관이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를 거침없이 대답하는 지원자들을 상대하느라 되레 애를 먹었다.”면서 “앞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관광객들이 바가지 요금, 난폭운전 등으로 인상을 찌푸리지 않도록 택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관광택시는 철저하게 ‘사전예약에 의한 배차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를 위해 전용콜센터(1644-2255)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상담요원이 24시간 배치된다. 요금체계는 구간요금제(인천국제공항에서 40㎞·50㎞·60㎞ 구간 요금을 지정)와 임대전용 요금제로 운영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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