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행동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 교수의 딸인 아비바 촘스키 교수가 이민 및 이민자와 관련해 미국인이 잘못 알고 있는 믿음 21가지에 대해 쓴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란 책이 있다. 훑어보면 일자리에 관한 한 국경이 따로 없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사회가 직면한 일자리 문제의 미래상이 리얼하게 담겨 있다.
미국 대선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던 일자리 개수가 한국사회에서도 화두가 됐다. 일자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는 해마다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론’을 꺼낸다. 대운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일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데 시운을 잘못 만난 탓인지 일자리는 줄기만 한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청년과 비정규직의 일자리 38만개가 증발해 버렸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독려하고 있지만 폭발력이 약하다.
서울시가 그제 괄목할 만한 조치를 내놨다. ‘경제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울시장 특별훈령’이다. 오세훈 시장이 트레이드 마크인 ‘창의시정’을 잠시 미뤄 두고,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고 나선 것. 1993년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과 유사한 공식명령이다. 지자체 차원의 첫 시도인 훈령에는 상반기 발주사업의 긴급입찰 실시, 사업집행 공무원의 경미한 과실에 대한 면책, 중소기업 육성자금 조기집행 등 14가지의 조항이 담겨 있다.
내 일자리가 어디 있는지 궁금한 구직자들에게 1대1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서울 일자리플러스센터’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10㎡의 공간에 124명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온라인과 전화, 방문을 통해 상담해 준다. 서울시는 센터를 통해 1만 64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 노인·여성·장애인용 4만 2000개, 공공근로사업용 2만 4000개, 직업훈련용 2만 2300개 등 모두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자체적으로 창출할 예정이다. 취업과 고용, 창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서울시장 특별훈령이 부디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미국 대선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던 일자리 개수가 한국사회에서도 화두가 됐다. 일자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는 해마다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론’을 꺼낸다. 대운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일자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데 시운을 잘못 만난 탓인지 일자리는 줄기만 한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청년과 비정규직의 일자리 38만개가 증발해 버렸다.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독려하고 있지만 폭발력이 약하다.
서울시가 그제 괄목할 만한 조치를 내놨다. ‘경제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울시장 특별훈령’이다. 오세훈 시장이 트레이드 마크인 ‘창의시정’을 잠시 미뤄 두고,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고 나선 것. 1993년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김영삼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과 유사한 공식명령이다. 지자체 차원의 첫 시도인 훈령에는 상반기 발주사업의 긴급입찰 실시, 사업집행 공무원의 경미한 과실에 대한 면책, 중소기업 육성자금 조기집행 등 14가지의 조항이 담겨 있다.
내 일자리가 어디 있는지 궁금한 구직자들에게 1대1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서울 일자리플러스센터’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310㎡의 공간에 124명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온라인과 전화, 방문을 통해 상담해 준다. 서울시는 센터를 통해 1만 64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 노인·여성·장애인용 4만 2000개, 공공근로사업용 2만 4000개, 직업훈련용 2만 2300개 등 모두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자체적으로 창출할 예정이다. 취업과 고용, 창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서울시장 특별훈령이 부디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9-01-30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