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업계 상반된 풍경] 엔高·연말 특수 겹쳐 백화점·호텔 日관광객 급증

[연말 업계 상반된 풍경] 엔高·연말 특수 겹쳐 백화점·호텔 日관광객 급증

입력 2008-12-15 00:00
업데이트 2008-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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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高) 특수를 맞아 항공,호텔,백화점 업계가 연일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예년에도 연말은 일본인 관광객 성수기였지만 올해는 10월 이후 엔화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했다.특히 12월25일부터 내년 1월4일에 이르는 연말 연휴 기간에는 일본 특수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 기간 한국인과 일본인의 탑승자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완전히 역전됐다.인천~후쿠오카 노선의 경우 지난해 한국인과 일본인 탑승객 비율이 61대 39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 예약률은 35대 65로 바뀌었다.

비행편이 가장 많은 인천~나리타의 경우 지난해 42대 58로 한국인과 일본인의 비율이 비슷했으나 올해는 21대 79로 일본인 관광객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대한항공은 올 12월과 2009년 1월 일본인 승객의 예약률이 각각 35%,26% 늘어났다고 밝혔다.아시아나항공도 이달 12일 현재 도쿄(나리타)의 예약률은 이미 지난해 탑승률(74%)을 넘어섰다.아시아나항공 측은 실제 탑승률은 이보다 5~15%가량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들도 특수다.중저가 호텔은 이미 예약이 끝난 지 오래이고,특급·고급 호텔도 평소엔 비싸서 이용하지 못했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서울시내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진 웨스틴 조선호텔의 경우 1인 1박에 38만원으로 지난해 말 엔·원화 환율이 800원일 때 기준으로 4만 7500엔이었지만 12월 현재(100엔=1500원) 2만 5000엔으로 53% 수준으로 떨어졌다.

웨스틴 조선호텔 안주연 기획홍보계장은 “호텔 이용객의 대부분이 내국인이었는데 올해는 역전됐다.”면서 “환율 급등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객실 수는 지난해보다 3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백화점은 얼어붙은 국내 소비를 일본인 관광객들이 간신히 녹여주고 있다.

12월 초 열흘 동안 연말 세일을 벌였던 백화점들은 이 기간 내국인 고객보다 일본인 고객의 증가에 깜짝 놀랐다.

신세계 백화점이 세일기간 동안 고급 화장품,명품 브랜드별로 조사한 결과 평소보다 일본인 고객이 70% 정도 증가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외국인용 세금환급 창구를 1개에서 3개로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12월1일부터 10일까지 일본인 고객이 대부분인 김,김치·반찬류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5%,58%나 늘었다.

롯데백화점 이원준 상품본부장은 “최근 엔고 현상으로 주말에는 식품 매장에 일본인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일본인 관광객의 증가로 12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62% 늘었다.구매객은 37%,1인당 구매액수는 22% 늘었다.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인 루이뷔통은 매출이 약 20% 늘었다.일본인 관광객의 구매량이 줄어든 내국인 구매량을 능가한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의 얘기이다.

롯데면세점 황진경 지배인은 “면세가가 일반가보다 30% 정도 저렴한데 엔고현상으로 상품에 따라서는 50% 이상 가격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면서 “평소에 사기 어려운 명품 브랜드나 고가의 의류를 여러 개씩 사가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08-12-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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