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살림살이 더 팍팍해진다

내년 살림살이 더 팍팍해진다

입력 2008-11-27 00:00
업데이트 2008-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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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이 경제성장률보다 더 큰 폭 하락 우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실제 살림살이와 직결되는 국민소득은 경제 성장률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현상이 지난해 4·4분기 이후 지속돼 왔고,이것이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적어도 내년 상반기의 국민소득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이 얼마인가와 별개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국민 소득이 높아지지 않으면 전체 구매력이 살아날 수 없고,이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고꾸라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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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5.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그러나 국민들의 실제 경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GNI 증가율은 성장률의 절반도 안 되는 2.6%에 그쳤다.고유가 등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되면서 우리가 수출해 벌어들인 돈이 막대한 대외 지불로 빠져나가면서 막상 우리에게 남은 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둘 사이의 차이가 더욱 확연히 벌어졌다.1분기와 2분기 경제 성장률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와 4.8%였지만 GNI 증가율은 각각 1.3%에 불과했다.각각 4.5%포인트와 3.5%포인트의 격차가 난 것이다.이에 따라 내년에 잘해야 2~3%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슷한 격차가 나타날 경우 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적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이로 인한 수출 단가 하락이 불가피해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국민소득 증가율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황 연구원은 그러나 “우리 경제에서 원유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유가 하락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률과 소득 증가율간 간극은 좁혀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득이 성장률을 따라가려면 대외 교역 조건이 호전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다.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 등은 수입 단가를 낮춘다는 점에서 교역 조건에 호재가 되지만,마찬가지로 석유 제품 등의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데다 세계경기 침체로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 가격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교역 조건이 반드시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LG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GNI 증가율과 경제 성장률간 탄성치가 1.2였다.경제가 1% 성장할 때 소득은 1.2%가 늘었다는 얘기다.그러나 이 비율이 90년대 1.0으로 낮아지고 2000년대 들어서는 0.7로 더욱 줄었다.1% 성장 때마다 소득은 0.7%밖에 늘지 않은 셈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8-11-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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