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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배짱분양’

도넘은 ‘배짱분양’

김성곤 기자
입력 2008-11-21 00:00
업데이트 2008-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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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3㎡당 165만원↑… 6년만에 상승률 최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전국의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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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분양가로 미분양을 자초한 건설업체들은 정부의 대책만 요구할 뿐 분양가는 내리지 않아 모럴 해저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15일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를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분양가는 3.3㎡당 1170만원에 달했다.

이는 2007년의 3.3㎡당 평균분양가 1005만원보다 16.4% 오른 것으로 2003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주택업체들이 지난해 사업승인을 미리 받아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데다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조차도 높은 분양가로 분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된 용인 흥덕지구 아파트는 3.3㎡당 평균분양가가 980만원으로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분양한 아파트(918만원)보다 7.1%나 비쌌다.

광명 소하지구에서 올해 공급된 아파트도 3.3㎡당 평균분양가가 1083만원으로 지난해 분양한 비(非)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분양가(987만원)보다 9.7%나 상승했다. 부평 삼산지구에서 공급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역시 인근 시세와 분양가가 비슷했다.

특히 대표적인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지역인 용인 신봉·성복지구 3.3㎡당 평균분양가는 1591만원으로 인근 전용면적 85㎡ 아파트의 평균시세(1400만 원)를 200만원 가까이 웃돌았다. 또 고양 덕이지구도 평균분양가가 1469만원으로 인근 큰마을 대림아파트 전용면적 85㎡ 아파트의 평균 시세(1100만원)보다 369만원을 웃돌았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미분양이 고분양가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미분양에도 불구하고 주택업체들은 대부분 분양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 대형주택형의 분양가를 9000만원가량 내린 한 업체의 임원은 “우리가 분양가를 내리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올 줄 알았는데 아무도 따라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이 많은 지방은 분양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주택업체들이 가격을 낮춰서 미분양을 줄이기보다는 높은 분양가에 분양하더라도 언젠가는 팔리겠지 하는 ‘배짱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39.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이어 부산(21.3%), 경기(20.4%), 서울(12.2%) 순이었다. 지난해 경남의 평균분양가는 681만원이었지만 올해는 950만원대다. 부산도 작년에는 평균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지 못했지만 지금은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대형아파트 상승률이 떨어지긴 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볼 땐 아직 높은 수준이고, 지방의 높은 분양가 상승률 역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현재 어려운 분양시장은 건설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8-11-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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