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교감, 탱고의 재발견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 카페’는 탱고와 탱고의 거장들을 기리기 위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23명의 마에스트로들이 ‘Cafe de Los Maestros’라는 이름의 탱고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여 콜론극장에서 특별공연을 여는 것이다. ‘브로크백 마운틴’, ‘바벨’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던 구스타보 산타올라야는 이 역사적인 공연을 영원한 기록, 다큐멘터리로 남기기를 원했다. 그래서 ‘중앙역’,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감독인 브라질 출신의 월터 살레스 등이 기획에 참여시키고, 다큐멘터리 감독인 미구앨 코헨에게 연출을 맡겨 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 카페’를 만들어낸 것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 카페’는 단순하다. 콜론극장으로 모여드는 마에스트로의 모습과 그들의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고, 그들이 펼치는 공연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 단순한 영상만으로도 최고의 감동을 안겨준다. 그것은 전적으로, 음악의 힘이다. 90분간 무려 43곡이 흐르는 탱고의 선율은 영화를 보는 이의 가슴을 천상에서 지옥까지, 모든 것을 경험하게 이끌어준다. 또한 10세에 탱고를 접해 83세인 지금까지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니발 아리아스 등이 들려주는 노래에는 인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득 담겨 있다. 탱고는 단지 격정적이고 화려하기만한 춤이 아니다. 탱고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스텝 하나, 손동작 하나에 절절하게 깃들여진 춤이다. 서정적이면서도 격렬하고, 화려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럽다. 슬픔과 희열이 한순간에 교차하는 탱고의 선율을 듣는 것만으로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 카페’는 황홀하다. 영혼과 직접 교감하는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는 최고의 음악영화다.
영화평론가
2008-11-08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