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중에는 스스로 최전면에 나서서 깃발을 들고 앞을 향해 돌진하는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자신은 앞에 나서지 아니하고 전면에 유능한 선수들을 내세운 뒤 이들을 독려하는 스타일이 있다. 전자를 ‘스타선수형 리더십’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감독형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MB는 어떤 리더십을 선택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후자여야 성공할 확률이 높겠다는 생각이다. 유능한 장관, 스타 장관, 50대 정도의 젊은 장관 등 요인들을 대폭 등용해 과감하게 재량권을 주고 소관분야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게 하며, 또 그에 대해 책임도 지게 하는 것이다.MB정권이 출범초기에 내각이나 청와대인사에서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일부 흠 있는 인사들을 등용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국민적으로, 또는 해당 분야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인물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캠프 중심의 좁은 틀안에서 인물을 찾았다는 데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신뢰감이 떨어지거나 ‘노땅’같은 인물들로 쫙 포진했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MB리더십의 스타일이 바뀌었으면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MB가 지금 70을 바라보는 60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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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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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변호사
지난 9월27일자 본란에서 ‘사람의 겨울, 반성하며 봉사하며’라는 컬럼을 썼다. 나이 60이 넘으면 1갑자를 보내고 새 갑자를 시작하는데, 그 이치는 지난 60년 세월을 회개하고 반성하며 그 이후로는 노욕을 부리지 않고 헌신하고 봉사하는 일에서 보람을 찾으라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글이었다. 이 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그 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그렇다면 60 이후에는 대통령에 출마하거나 회사를 확장하거나 빌딩을 짓거나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 있으면 얼마든지 하라고 했다. 문제는 그런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그런 일을 해 내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똑같은 대통령이라고 해도 40대 대통령과 60대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바마는 40대다.40에서 60 전까지는 자기실현기에 속하고 봄·여름·가을·겨울로 따지면 가을, 결실기에 해당한다. 반면 매케인은 70대로 60 이후, 겨울에 해당하고 따라서 곡식을 저장하고 지혜를 발휘하는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니 오바마는 ‘스타선수형 리더십’을, 매케인은 ‘감독형 리더십’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도 바로 그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당위성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나라와 같은 권력집중형 대통령제에 의하면 대통령은 누구든 스타선수형이 되어야 할 것 같은 유혹을 받기 쉽다. 그러나 경륜이 높은 지도자일수록 그 경륜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MB도 스타선수들을 찾아 앞장세우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어찌하여 사고치고 무능력한 선수들만 보이고 팀에 공헌을 하는 선수들은 보이지 않나? 이점이 지금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고령화문제로 돌아와 보자.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 고령화시대에 노인들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 자신의 겨울을 이해하기를 지난 세월을 회개하며 새 봄을 기다리는 지혜를 발휘하는 시기라고 이해한다면 계속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한 경제적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봉사를 먼저 생각하고 수입은 뒤에 생각하는 봉사적 일자리가 더 보람있을까. 그리고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봉사적이고 경륜을 나누어 주는 자세로 접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리더십도 스타선수형 리더십이 아니라 감독형 리더십이 적절하지 않을까. 노년은 끝이 아니다. 죽음 다음을 준비하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적덕(積德)의 시기다. 부디 마음을 고쳐먹을 일이다.
강지원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변호사
2008-10-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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