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보다 국익… 한일관계 개선 기대

신념보다 국익… 한일관계 개선 기대

박홍기 기자
입력 2008-09-23 00:00
업데이트 2008-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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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소체제 외교노선은

|도쿄 박홍기특파원|22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아소 다로 차기 총리는 전형적인 ‘보수·우파’ 성향의 정치인이다.‘매파’의 대표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새로운 일본’을 주창했던 아베 신조 정권 때 외무상과 자민당 간사장을 맡아 아베 총리를 뒷받침했다. 외무상 때 민주주의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른바 ‘가치관 외교’에 치중, 중국과 서먹한 관계를 만든 적도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도 외무상을 맡았던 ‘외교통’이다.

아소 차기 총리의 등장으로 일본 외교는 ‘아시아 중시외교’를 표방했던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노선에서 다소 벗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고이즈미·아베 정권의 ‘강경 우익’ 노선과 맥을 같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는 차이가 없다.

아소 차기 총리는 일본 보수정치의 뿌리인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외손자다.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은 까닭인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는 요시다 전 총리를 꼽고 있다.‘대단한 국가 일본’이라는 저서에서 요시다 전 총리가 자신에게 “일본인의 에너지는 대단하다. 일본은 반드시 잘된다.”라고 말한 점을 밝힐 정도로 ‘일본 우월주의’가 남다르다.

‘너무나 일본적인’ 아소 차기 총리인 탓에 그동안 한·일 역사와 관련, 적잖은 문제를 일으켰다.“창씨 개명은 조선인이 원해서 이뤄졌다.”거나 “일본은 한글 보급에 공헌했다.”는 등의 ‘식민지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아소 차기 총리를 두고 현실정치 및 외교에서는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단적인 예이지만 고이즈미 정권인 2006년 8월 외무상 시절 “신념과 국익이 부딪치면 국익이 먼저”라며 참배하지 않았다. 당시 “총리가 되면 재임 중에는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무상 재직 전에는 두 차례나 참배했던 터다.‘신중론’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한국 징용자들의 유골 반환이나 사할린 영주귀국 확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소 차기 총리는 중국에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 중국에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지난 12일 선거과정에서 “지난해 외무상 시절 엉망진창인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길을 텄다.”면서 “일·중 우호는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다. 목적은 일·중 공동 이익이다.”라며 중국과의 우의를 강조했다. 또 전략적 호혜관계의 발전도 내세웠다.

반면 북한에 대한 강경론은 여전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이상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비틀거리고 있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북핵이나 납치문제에 대화와 압력의 병행론을 주장하고 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아소 차기 총리는 외교정책에 큰 변화를 꾀할 수 없는 처지다. 총선거의 결과를 봐야 한다. 괜히 실수라도 할 경우, 총선거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hkpark@seoul.co.kr
2008-09-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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