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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있을지도…” 목숨 건 구조 산산이…

“생존자 있을지도…” 목숨 건 구조 산산이…

김정은 기자
입력 2008-08-21 00:00
업데이트 2008-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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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 소방관 3명 살신성인

20일 오전 5시25분쯤 서울 은평구 대조동 Y나이트클럽에서 불이 나 이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숨졌다. 숨진 조기현(45)·김규재(41) 소방장과 변재우(34) 소방사는 모두 은평소방서 녹번119안전센터 소속이다.

조 소방장 등 3명은 건물 주차관리인 고모(69)씨의 신고를 받고 맨 먼저 현장에 도착, 정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영업이 끝나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신속히 구조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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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온 후발대, 화마·붕괴에 발만 동동

5시41분쯤 무대 오른쪽에서 불길을 잡으려는 순간 갑자기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렸고,3층에 매달려 있던 무대 조명과 천장을 장식하려고 설치해 놓은 두께 15㎝의 철근 지지대가 무너져 내렸다. 이 때문에 천장에 구멍이 뚫리면서 천장도 함께 무너졌다. 두 소방장은 피할 틈도 없이 건물 더미에 그대로 깔렸다. 변 소방사는 무대 옆에 있던 방으로 피했지만 빠져 나올 수 없었다.

이들의 뒤를 따라 화재 현장으로 들어가던 후발대는 화마와 무너지는 건물 더미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 동료들은 6시48분쯤 불길을 겨우 잡아 세 명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모두 숨졌다.

‘이천 참사’처럼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

소방당국은 지난해 11월 이천 화재참사와 마찬가지로 철판 사이에 우레탄이나 스티로폼을 넣은 구조 때문에 불이 빨리 번지면서 천장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은 1992년 11월 지하 1층·지상 1층의 철골 구조로 지어졌지만 99년 7월 나이트클럽 영업을 위해 2∼3층을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가건물 형태로 증축했다.2006년 10월과 지난 4월에는 소방당국으로부터 커튼과 양탄자 등을 방염처리 물품으로 사용하고, 조명을 추가 설치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천장에는 전기시설이 즐비했으며 양탄자와 인조가죽 의자 때문에 유독가스가 심했을 것”이라면서 “문제의 건물은 4층 미만이고, 한 층의 면적도 1000㎡ 미만이어서 현행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건물시공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은평소방서 ‘홍제동 참사’ 7년만에 또

은평소방서(옛 서부소방서)는 7년 전 ‘홍제동 참사’로 소방관 6명을 잃은 바 있어 충격에 휩싸였다.2001년 3월4일 새벽 홍제동 다가구 주택에서 불이 나 진화작업 중이던 소방관 6명도 건물 안에 생존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로 진입했다가 매몰돼 숨졌다. 당시 서부소방서에서 근무했던 임동주(54) 녹번119안전센터 부센터장은 “이런 변을 두 번이나 당하니까 뭐라 할말이 없다.”며 침통해했다.

한편 숨진 소방관 3명에게 지급되는 보상금과 보험료 등 일시금은 1인당 2억 6000만∼3억 60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08-08-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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