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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배아복제연구 불허키로

황우석 배아복제연구 불허키로

입력 2008-08-01 00:00
업데이트 2008-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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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복지 “윤리성·신뢰문제에 무게”… 1일 최종결정

정부가 황우석 박사의 인간 체세포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일 최종 결정권자인 김성이 장관의 결재를 받아 이같은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31일 복지부에 따르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최근 전체회의를 열고 황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인간 체세포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내렸다. 복지부는 2년 전 황 박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조작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다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심의위원회의 결론에 상당부분 의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열린 심의위원회에선 “연구책임자인 황 박사가 비윤리적, 비양심적 행위를 한 만큼 연구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노재경(연세대 교수) 위원장은 “20명의 위원들이 이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원회는 심의기관에 불과하다.”면서 “장관의 최종 결정과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체세포 복제 연구는 장애인과 희귀병 환자들의 희망이 걸린 문제라 쉽게 결론내리기 힘들다.”면서도 “윤리성과 신뢰문제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이날 밤 최종 결재를 마치고, 복지부는 1일 오전 이를 공식 발표한다.

이번 결정과 관련, 황 박사 연구를 지지해왔던 조계종은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용구 조계종 총무원 행정관은 “주지스님들의 결정사항과 달리 조계종은 황 박사 연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가톨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측은 “애초부터 체세포배아 복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 승인이 불허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과학계는 미묘한 기류 탓에 말을 아끼고 있다. 세포응용연구분야의 한 저명한 교수는 “줄기세포 배양 등 연구분야의 미래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길원평 부산대 교수, 김인규 서울대 의대 교수 등 ‘배아복제를 반대하는 과학자모임’ 소속 205명의 교수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복지부가 연구 재개를 허용하면 한국 과학계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황 박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승인반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승인을 불허할 경우 불교계 일각과 황 박사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발표 직전 복지부와 수암연구원측이 최종 협상을 통해 승인 보류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인간 체세포배아 복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복지부에 기관 등록을 한 뒤 연구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현재 황 박사가 주도하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미즈메디병원, 차병원 등 6개 기관이 등록돼 있으나, 연구승인을 요청한 것은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차병원 2군데뿐이다. 차병원에 대한 연구승인 여부는 올 연말께 결정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08-08-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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