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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추천종목에 낚이다?

증권사 추천종목에 낚이다?

조태성 기자
입력 2008-07-29 00:00
업데이트 2008-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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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락폭보다 하회 많아

도대체 믿을 수 없는 게 ‘증권사 추천종목’이다. 약세장이라고 하지만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손실을 기록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체 시장 평균이라 할 수 있는 코스피지수보다 더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약세장일수록 위험 회피가 절실한 투자자들에게 증권사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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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추천종목은 상투잡기?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에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한 종목 16개 가운데 대부분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LG전자나 삼성전자처럼 초우량주로 분류되는 종목만 9.5%,0.7% 정도의 수익률을 냈을 뿐 강원랜드·우주일렉트로닉스·신한지주 등 눈여겨볼 만한 틈새주식으로 꼽혔던 종목들은 3∼10% 정도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전체시장인 코스피지수의 하락폭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경우다. 삼성전기, 하나로텔레콤은 코스피시장 하락률(-15.8%)보다 각각 12.8% 포인트,15.6% 포인트나 더 떨어진 -28.6%,-3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사이버패스의 경우 이 차이가 무려 26.1% 포인트,55.1% 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증권사들의 추천종목이라는 이유로 1000만원을 들여 매수했다면 지금쯤 원금 250만원,500만원 정도를 까먹었다는 얘기다.

개별증권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톱 10 포트폴리오’를 내놓은 삼성증권은 올해 수익률이 계속 마이너스였다. 그나마 1월에 -17.85%를 기록한 이래 손실률을 조금씩 줄여나갔지만 6월 말에도 여전히 -13.07%였다. 코스피 대비 초과 손실률을 따져도 7월 들어 +1.19% 포인트를 기록했을 뿐 줄곧 마이너스였다. 대우·대신·우리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정적인 언급 못한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런 비판에 대한 언급에 조심스럽다. 회사의 역량에 직결된 문제인 데다 자칫 잘못하면 투자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관투자가들이 이익을 실현하려고 손을 털 때쯤이면 주식을 받아줄 개미투자자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추천한다.’는 세간의 풍설에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강세장에서는 가파르게 오르고, 약세장에서는 뚝 떨어지는 성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약세장일 때는 손실이 클지 몰라도 상승장을 염두에 둘 때는 과거 성과가 좋았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증권 톱 10 포트폴리오의 경우 증시가 활황이었던 지난해 수익률 +74.08%를 기록, 코스피지수보다 무려 43.13% 포인트나 높았었다.

이런 설명에도 고객들이 낸 위탁매매수수료에 수입의 대부분을 의존하는 증권사의 구조적인 문제점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어떤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가는 해당 업체로부터 소송에 시달릴 수도 있고 증권사 차원에서도 영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면서 “그렇다 보니 추천할 종목이 너무 없을 경우 안정적인 대기업 우량주만 추천종목에 넣는 타협책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나친 낙관론으로 잘못된 추천종목을 내놓았을 때 시장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8-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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