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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영화] 할로우맨

[일요영화] 할로우맨

강아연 기자
입력 2008-06-21 00:00
업데이트 2008-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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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우맨(SBS 영화특급 밤 1시10분) 미국 정부는 내로라하는 최고 실력의 과학자들을 모은다.‘할로우맨 실험(투명인간 실험)’이라 명명된 일급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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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카인(케빈 베이컨)은 마침내 실험용 고릴라를 그 자리에서 사라지게 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에 도취한 카인은 순간 자신 또한 투명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그는 미 국방부의 명령을 어기고 자신에게 투명인간 실험을 강행한다. 카인은 살과 뼈가 타들어가고 이내 동료들이 지켜보는데 실험대 위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뒤늦게 위험을 자각한 카인의 상관이자 애인인 린다(엘리자베스 슈)는 실험의 효능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투명인간이 된 카인은 내면에 가라앉아 있던 욕망들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괴물 같은 존재로 변한다. 마침내 동료인 매튜(조시 브롤린)를 죽이고 린다를 강간하기까지 한다. 어느새 할로우맨은 공공의 적이 되고, 동료들은 그를 몰살할 계획을 세우는데….

폴 버호벤 감독의 ‘할로우맨’(2000)은 기존의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와는 달리 투명인간이 갖가지 악행을 저지르는 SF영화. 섹스와 폭력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버호벤 감독의 영상미학이 그대로 살아 있다. 인체의 혈관, 내장, 근육, 신경 등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되살아나는 식의 특수효과는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특히 수증기와 소화기 분말에서 희뿌연 형체를 드러내는 모습 등 투명인간에 대한 묘사는 놀랄만한 기술 수준을 보여준다. 하지만 구미를 당기는 소재와 탁월한 화면 구성에 비해 이야기의 흡인력은 떨어진다는 평.(홍성진 글 참조)

초반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을 연상시키는 관음증 장면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에서 볼 수 있는 과학의 오만함에 대한 신랄한 풍자나 ‘흡혈귀’에서 접할 수 있는 극단적 인간성에 대한 통찰 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영화에서 투명인간은 분명 매력적인 소재다. 한번쯤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재난영화와 공포영화의 중간쯤 되는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상상의 여행을 떠나도 좋을 듯하다. 원제 ‘Hollow Man’.114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8-06-2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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