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덤앤더머’ 찡한 구석도 있네
공형진·최성국의 ‘덤앤더머’ 영화.‘대한이, 민국씨’(제작 퍼니필름)는 코미디계의 양대 산맥, 두 배우의 캐스팅 만으로도 이렇게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아무 생각없이 웃는 코미디’.그러나 ‘대한이, 민국씨’는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웃다 찡하게 마무리하는 에피소드로 짜여진 소품이다.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대한이(최성국), 민국이(공형진)는 파출소를 제집 드나들듯 한다. 멀쩡한 도로에 횡단보도를 그려놓지 않나 버스 정류장을 엉뚱한 곳에 옮겨놓지 않나. 그래놓고 파출소에서 한다는 소리가 이렇다.“파출소가 이사가면 되잖아.”
그런 둘에게도 꿈이 있다. 대한이는 지원이(최정원)와 결혼하는 것, 민국이는 택시기사, 권투선수, 빌딩 유리창 청소부 등…. 눈에 보이는 직업은 다다. 어느날 미용실에서 군인의 머리를 깎아주던 지원이가 “대한민국 일등 신랑감은 군인”이라고 하자 초등학교도 못 나온 대한이는 결심한다. 군대에 가기로.
과장된 억지 코미디는 덜고 상황과 대사로 웃기는 영화는 ‘진정한 바보는 누구인지’‘내게 정말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지’하는 물음을 향해 도르르 굴러간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8-02-16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