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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나운서 기강해이 도 넘었다

MBC 아나운서 기강해이 도 넘었다

강아연 기자
입력 2008-02-04 00:00
업데이트 2008-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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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 웃음 터뜨리고… 음주방송도

바야흐로 ‘아나운서 수난시대’다.MBC는 올해 들어서만 문지애, 임경진 두 아나운서가 뉴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유례없는 진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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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진
임경진
이에 대해 기강해이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아나운서들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나운서들이 너도나도 연예인화하는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 현상의 부작용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최근 ‘스타 골든벨’의 박지윤,‘상상플러스’의 최송현,‘지피지기’의 문지애·서현진 등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진행자나 출연자로 나서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그러나 전문성 부족, 선정성 심화 등 아나운서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연예인과 비슷한 컨셉트를 내세우지만, 정작 경쟁력은 부족해 아나운서로서의 이미지만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아나테이너는 기존의 지적인 이미지에 오락프로그램의 인지도를 더할 수 있어 각광을 받았지만, 이제는 희소성이 없어 식상해졌을 뿐만 아니라 노현정 아나운서류의 ‘짝퉁’만 양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본업인 뉴스 진행에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지난달 초 문지애 아나운서가 MBC 저녁뉴스 진행 도중 웃음을 터뜨렸을 때는 ‘실수’라는 변명의 여지는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임경진 아나운서의 ‘음주 방송’사태는 우발적인 실수도 아니었다.

이에 따라 MBC 아나운서국의 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소 저녁 스포츠뉴스 아나운서들은 뉴스 시작 전인 오후 8시20분까지 대기하도록 돼 있다.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타를 기용하도록 돼있지만, 이날은 이같은 비상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다. MBC측은 그동안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아나운서 개인에 대해 징계를 내리고 “자성과 자체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아나테이너화를 전략적으로 추구하는 방송사의 기조와도 배치돼 “이중적인 태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최근 일련의 사태는 아나테이너화 강화 추세에 따라 아나운서국 조직이 와해되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아나운서들 스스로 전문 영역을 갖고 역량을 키우는 등 자체 노력을 강화해야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8-02-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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