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성장 책임자 겸한 김신배 사장

최고성장 책임자 겸한 김신배 사장

입력 2008-01-22 00:00
업데이트 2008-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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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스피드 앞세운 전략가

골프 핸디 15인 최고경영자(CEO)가 회의석상에서 골프 격언을 인용했다. 신규 사업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시점에서다.“네버 업(never up), 네버 인(never in)입니다.”골프에서 퍼팅을 할 때 홀컵을 지나칠 정도로 과감하게 치지 않으면 공이 절대로 홀컵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참여´로 결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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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배 SKT 사장
김신배 SKT 사장
갈피를 잡지 못하던 회의를 골프 격언 ‘한방’으로 정리해낸 주인공이 바로 SK텔레콤의 김신배(54) 사장이다. 김 사장의 경영 철학은 ‘도전’이다. 골프처럼 도전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04년 3월부터 국내 1위 이동통신사를 이끌고 있다. 이 기간은 위험을 무릅쓴 도전의 연속이었다. 안정적인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 팔을 걷은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이동통신시장이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해외에선 성공하기 힘들다는 우려섞인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베트남, 미국 등으로 달려갔다. 당장의 수익보단 미래의 달콤한 열매에 관심을 둔 원모심려(遠謀深慮)였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2대 주주가 됐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힐리오도 독자 경영권을 확보했다. 베트남 시장 가입자는 350만명을 넘었다.

국내 성적도 남부럽지 않다.2005년엔 국내 이통사로는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성장은 이어졌다.2006년엔 10조 6000억원, 지난해엔 11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2006년 9월엔 가입자 2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현재 가입자는 2196만명으로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50.5%다.

김 사장은 토종 SK맨은 아니다.1978년 삼성물산과 삼성그룹 비서실,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등을 거쳐 1995년 SKT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무선사업부문 수도권 지사장, 신세기통신 경영지원단장, 전략기획부문장, 정보시스템실장 등 경영전략과 마케팅부문을 두루 거쳤다.2001년 신세기통신 인수 및 합병(M&A)을 비롯한 KT와의 지분 맞교환,2003년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 등 SKT의 사운이 걸린 현안들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때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은 토종 SK맨보다 각별하다. 최 회장 측근임을 표시하는 증표이기도 한 다보스포럼 명단에 김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라 있다.22일 스위스 다보스로 출발한다.

‘스피드’는 김 사장의 독특한 업무스타일이다. 보고서도 2장을 넘지 않도록 주문한다.SKT 관계자는 “김 사장은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지만 한번 결정된 사항에 대해선 단호하고 과감하게 추진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올해 던진 화두는 ‘성장’과 ‘조정’이다.“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최고성장책임자(CGO)로 불러 달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CGO를 겸하고 있다. 기존 사업이 아닌 새 사업을 발굴, 성장시키는 역할이다.

SKT 내 4개의 독립된 사내회사들을 조정하는 일도 김 사장 몫이다. 김 사장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쟁이가 더 멀리 본다.”고 강조한다. 팀워크에 의한 시너지효과를 강조한 말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8-01-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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