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종교지도자들의 일탈 막아내야”

“종교지도자들의 일탈 막아내야”

문화전문 기자
입력 2008-01-10 00:00
업데이트 2008-01-10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종교계 자정 우리가 일군다.”

일반 신자들이 자신들의 권익 찾기와 종교계 자정운동을 선언하고 나서 새해 벽두 종교계에 파문이 일고있다.

지난 7일 종교정의실현시민연대(종실연·총재 이수성 전 국무총리, 대표 김민석)가 여의도공원에서 개신교, 천주교, 불교계 신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가진 ‘성도권리장전 선포식’이 그것으로, 종교 지도자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종교 활동과 종교계 윤리회복을 일반 신자들이 천명하고 나선 이례적인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이미지 확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 모인 개신교, 천주교, 불교 신자들이 ‘성도권리장전’을 선포하고 있는 모습. 일반 신자들이 종교계 자정과 권익 보호를 주장하고 나서 종교계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종교정의실현시민연대 제공
지난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 모인 개신교, 천주교, 불교 신자들이 ‘성도권리장전’을 선포하고 있는 모습. 일반 신자들이 종교계 자정과 권익 보호를 주장하고 나서 종교계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종교정의실현시민연대 제공


각기 다른 종교의 신자들이 이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은 무엇보다 갈수록 심해지는 종교계의 일탈을 앉아서 보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지난해 잇따른 개신교, 불교계 인사들의 학력위조 사태나 무리한 해외선교가 불러온 참사에 대해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종교계 지도자들의 성회롱 발언과 추행, 개종교육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빈번하지만 종교계 내부의 문제로 묻힌 채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움직임은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 본연의 가치를 외면한 채 일반 신자들의 신행과 종교활동에 해를 끼치는 파행을 일반 신자들이 막아내야 한다는 공동선언인 만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9개 항목의 ‘성도권리장전’을 들여다보면 종교 권력에 대한 견제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모든 성도는 각 종교단체 지도자로부터 인격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옳은 것을 스스로 분별하고 말씀을 선택해 들을 권리가 있다.’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막강했던 종교 지도자들의 권력에 대한 신자들의 대응과 견제를 주장한 첫 사례이다.

특히 ‘모든 성도는 헌금으로 낸 각 종교단체 재정운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내역에 관해 알 권리가 있다.’고 밝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교회와 사찰의 재정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종실연측은 “지난해는 종교계의 가장 부끄러운 한해라고 규정할 수 있다.”며 “늦게나마 ‘성도권리장전’ 선포식을 통해 성도 권익보호와 종교계 윤리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실연은 이번 선포식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계 인사들만 참석했지만 민족종교 등 모든 종교계로 자정운동을 확산시킨다는 방침. 종교인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도 진행, 전 국민 대상의 종교 자정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성도권리장전’



▲모든 성도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교단, 교파, 종파를 선택해 신앙할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각 종교단체 지도자로부터 인격적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옳은 것을 스스로 분별하고 말씀을 선택해 들을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헌금으로 낸 각 종교단체 재정운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내역에 관해 알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각 종교단체 지도자의 윤리성과 자질을 충분히 검토 확인한 뒤 이들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신앙생활과 관련된 개인정보와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모든 성도는 안락하고 정결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모든 신앙인은 스스로가 이들 권리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권리가 있다.
2008-01-10 23면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