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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면 자식들 발길 뜸해진다

돈 없으면 자식들 발길 뜸해진다

장세훈 기자
입력 2007-12-11 00:00
업데이트 200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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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우리나라만 부모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들의 발길이 줄어든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늙어서 부모 대접 받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속설이 사실로 드러난 셈.

10일 한국인구학회에 따르면 정재기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대회에서 ‘한국 가족·친족 간 접촉빈도와 사회적 지원양상 국제간 비교’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4년 국내 131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종합사회조사,2001년 세계 26개국 3만 3232명이 참여한 국제사회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소득 1% 높아지면 대면접촉 2배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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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60세 이상 부모를 소득·교육·연령·성별 등으로 나눈 뒤 자녀와의 대면 접촉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소득 변수의 회귀계수가 0.729로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부모 소득이 1% 높아지면 부모가 자녀와 1주일에 1번 이상 대면 접촉 가능성도 2.07배 높아졌다.

반면 나머지 26개국 대부분은 두 변수 사이에 부(-)의 관계를 보였다. 우리나라처럼 양(+)의 관계를 보인 호주·스페인·폴란드 등도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게다가 우리 자녀들은 떨어져 사는 부모와의 대면 접촉이 다른 국가에 비해 뜸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머니를 1주일에 1번 이상 만난다.’고 답한 자녀 비율은 한국이 27%로, 일본과 함께 27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아버지를 1주일에 한 번 이상 대면 접촉하는 비율도 한국과 일본이 26%로 나란히 꼴찌를 차지했다. 다만 한국 자녀들이 부모와의 전화 등 비대면 접촉 비율은 각각 64%,73%로 조사대상국 평균인 54%,65%를 웃돌았다.

부모·친족과의 관계 ‘도구적´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돈은 가족에게, 정서적 도움은 친구·동료에게 주로 구하는 등 부모·친족과의 관계가 ‘도구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필요할 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51.9%는 가족·친족을 꼽았다. 이어 친구·이웃·동료 19.1%, 공식기관 13.2%, 배우자 8.9% 등이다. 이 같은 가족·친족과 친구·이웃·동료에 대한 의존율은 27개국 평균인 41.0%,7.6%를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우울할 때, 누구와 상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한국인의 55.3%가 친구·이웃·동료를 꼽았다. 이 같은 응답률은 세계 평균 23.2%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정 교수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친족 관계는 정서적 성격보다 도구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자유로운 소통이나 감정의 상호작용이 제약받기 때문”이라고 추론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7-12-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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