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7 D-9] 李 방탄유세,昌·鄭 육탄유세

[선택 2007 D-9] 李 방탄유세,昌·鄭 육탄유세

박창규 기자
입력 2007-12-10 00:00
업데이트 2007-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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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는 입고, 이회창·정동영 후보는 안 입고….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으로 대선 후보들의 신변 안전이 막판 변수로 급부상한 가운데, 후보간 유세 방식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압도적인 여론조사 지지율로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방탄조끼를 착용하는가 하면, 거리유세를 자제하고 있다. 반면 이 후보를 추격하는 무소속 이회창,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방탄조끼를 사양하고 대중 속에 몸을 던지는 ‘육탄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후보간 위협 체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李, 테러 협박에 방탄조끼 착용

이명박 후보측은 직접적인 테러 협박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4시 50분 자신을 총기 탈취범이라고 밝힌 50대 가량의 남성이 한나라당 민원실로 전화를 걸어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언론에는 8일 알려진 이 사건을 계기로 한나라당에는 “장난이 아니다.”는 기류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정황상 취객의 장난전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나 한나라당 사람들의 체감 긴장도는 남다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찰의 BBK 의혹 무혐의 처분으로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거법은 12월3일 이후로는 후보 유고 시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9일 “조사 결과 발신지가 서울 시내의 한 공중전화로 파악됐다.”면서 “옥외 야간 유세는 가급적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당직자는 “지지자들로부터 후보 몸조심을 당부하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협박 대상으로 거명된 박 전 대표에게도 10일 유세부터 4명 정도의 경찰 경호팀이 따라붙는다.

한나라당측은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북한과 연계된 세력이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하려는 음모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눈치다. 홍준표 의원은 “국정원에서 대공 용의자를 집중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명박 후보도 7일부터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다. 경찰이 이 후보 방문지에 탐지견과 전자검색대를 동원하고 출입기자에게도 비표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거의 현직 대통령급 경호 수준이다.7일에 이어 9일에도 이 후보는 거리 유세를 하지 않았다.

昌·鄭, 몸 사리지 않고 유권자 접촉

반면 지지율에서 뒤처져 있는 이회창, 정동영 후보는 총기 탈취 사건에 몸을 사릴 여유가 없다. 두 후보는 한사코 방탄조끼를 입지 않는 등 비장감을 과시하고 있다. 테러 위험 국면을 오히려 전의(戰意)를 불태우는 데 활용하는 눈치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저를 쏘고 가해한다면 죽어 주겠다. 이 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서 제 목숨이 필요하다면 초개 같이 버릴 각오가 돼 있다.”고 격정을 토해 냈다.

정동영 후보는 ‘안아주기’ 유세를 펼치는 데다 야간에 주로 열리는 BBK 수사결과 발표 규탄집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경호팀이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경호팀 관계자는 “정 후보에 대한 근접 경호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면서 “접근하는 시민들의 눈빛을 감시하는 방법으로 위해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연 구동회 박창규기자

carlos@seoul.co.kr
2007-12-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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