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이종수특파원|“우리가 함께 한 지 58년이나 됐지만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을 사랑하오.”
프랑스의 대표적인 좌파지식인 앙드레 고르(84)가 지난해 병상의 아내 도린(83)을 돌보면서 쓴 책 ‘아내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의 한 대목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에 따르면 고르는 지난 달 25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트로와의 자택에서 투병중이던 아내 도린과 함께 목숨을 끊었다. 아내와 동반자살한 소식이 전해지자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담은 그의 저서 ‘아내에게…’는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고르는 1964년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를 창간, 미셸 보스케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그는 사르트르의 비서로 일하던 때 영국 출신의 아내 도린을 처음 만났다. 이후 도린이 중병에 걸리자 1983년 모든 활동을 접고 트로와로 옮겨가 아내와 조용히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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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2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