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시 식당’기사가 나간 후 몇몇 독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항의성이 아니라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서모씨의 식당’으로 소개된 곳의 이름을 알려 달라는 문의전화였다.50대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는 “딸애가 신림동에서 지내는데 걱정스럽다.”면서 식당 이름을 물어오기도 했다.
얼마전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갔다. 오후 5시. 주방 한쪽에서 프라이팬을 흔들며 요리를 하고 있는 서씨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식당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은 다른 식당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제가 주방에 없으면 학생들이 왔다가도 밥을 안 먹고 그냥 가버려요. 그러니 내가 아침, 점심, 저녁 하루종일 지키고 있어야죠.”
조리기구의 열기 때문에 땀에 흠뻑 젖은 서씨는 “기사가 나간 후 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500명에서 650명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기사에는 분명 식당의 이름도 사진도 나가지 않았는데 ‘서씨’라는 이름만으로 알음알음 찾아 오더라는 것. 전보다 더 바빠졌다면서 흐뭇해 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떳떳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서씨는 이내 실망스러운 얘기를 꺼냈다.“한 1년만 더 하고 강남으로 갈 겁니다. 강남에서는 5000원만 받아도 북적거린다고 하더군요. 신림동에서 학생들 보는 보람도 있지만 저도 먹고 살아야죠.”
그도 그럴 것이 신림동 고시식당의 밥값은 한끼 1700원 정도다. 학교 같은 공공급식소도 3000원은 받는다. 근본적으로 신림동은 서씨 같은 ‘양심 있는 식당주인’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80여개 식당들이 경쟁을 하다 보니 1700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누구도 나서서 ‘담합’을 깰 엄두를 못내고 있다.
관악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기사 이후 고시식당 재점검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특별 단속을 지시했다. 그러나 단속은 단발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밥을 사먹으려면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서씨의 땀에 젖은 모습을 신림동에서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이기적인 바람’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dochi.blog.seoul.co.kr
얼마전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갔다. 오후 5시. 주방 한쪽에서 프라이팬을 흔들며 요리를 하고 있는 서씨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식당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은 다른 식당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제가 주방에 없으면 학생들이 왔다가도 밥을 안 먹고 그냥 가버려요. 그러니 내가 아침, 점심, 저녁 하루종일 지키고 있어야죠.”
조리기구의 열기 때문에 땀에 흠뻑 젖은 서씨는 “기사가 나간 후 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500명에서 650명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기사에는 분명 식당의 이름도 사진도 나가지 않았는데 ‘서씨’라는 이름만으로 알음알음 찾아 오더라는 것. 전보다 더 바빠졌다면서 흐뭇해 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떳떳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서씨는 이내 실망스러운 얘기를 꺼냈다.“한 1년만 더 하고 강남으로 갈 겁니다. 강남에서는 5000원만 받아도 북적거린다고 하더군요. 신림동에서 학생들 보는 보람도 있지만 저도 먹고 살아야죠.”
그도 그럴 것이 신림동 고시식당의 밥값은 한끼 1700원 정도다. 학교 같은 공공급식소도 3000원은 받는다. 근본적으로 신림동은 서씨 같은 ‘양심 있는 식당주인’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80여개 식당들이 경쟁을 하다 보니 1700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누구도 나서서 ‘담합’을 깰 엄두를 못내고 있다.
관악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기사 이후 고시식당 재점검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특별 단속을 지시했다. 그러나 단속은 단발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밥을 사먹으려면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서씨의 땀에 젖은 모습을 신림동에서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이기적인 바람’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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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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