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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뜨는 新직업] (9) 쇼콜라티에

[이색&뜨는 新직업] (9) 쇼콜라티에

이동구 기자
입력 2007-04-03 00:00
업데이트 2007-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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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향기에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천사가 하트를 안고 있다. 이름은 쇼콜라엔젤이라고 했다. 한쪽 옆에는 귀엽게 생긴 갈색 곰 한마리가 개구쟁이처럼 주저앉아 뭔가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국내 ‘쇼콜라티에’ 1호로 알려진 김성미(40·서울여대 제과제빵과) 교수의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들로 가득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작업실 ‘빠드루’는 상표이기도 하다.2일 기자가 찾은 그곳에는 초콜릿 제조기술을 배우려는 견습생 5∼6명이 초콜릿을 녹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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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서울여대 제과제빵과 교수
김성미 서울여대 제과제빵과 교수
국내 전문가 10여명 정도

김 교수처럼 초콜릿을 이용해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을 ‘쇼콜라티에’라고 부른다. 초콜릿으로 인형, 트리, 촛대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생소한 직업이지만 초콜릿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 등지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유행이 퍼지면서 각양각색의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1년 김 교수가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 전시회를 가지면서 ‘쇼콜라티에’란 직업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국내에는 쇼콜라티에라고 불리는 전문가는 10명 정도. 넓게는 제과점이나 대형 제과사 등에서 초콜릿을 가공하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아직은 미개척지이지만 이들의 손끝으로 초콜릿은 예술의 경지로 되살아난다. 초콜릿을 즐기는 마니아들은 이들을 예술가로 대접한다. 그렇다고 예술품이나 예술가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먹는 음식을 좀더 맛깔스럽고 아름답게 꾸며 즐기는 이의 품위를 더한다는 의미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만드는 데만 몇시간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것도 있다. 원래 초콜릿의 유통 기한은 1년이지만 부재료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신선함을 생명으로 여기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내에 팔리도록 한다.

거대한 잠재수요

현재 국내의 초콜릿 시장은 대형 제과사들이 만드는 초콜릿 과자만 해도 연 3000억원대에 이른다. 리얼 초콜릿 등 대용시장을 포함하면 1조원대 시장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에 진입하면 초콜릿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초콜릿 시장은 조만간 급성장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10년 안에 초콜릿 시장의 대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소득 수준의 향상과 함께 신선하고 품격있는 초콜릿 수요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쇼콜라티에의 수입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제과사에서 활동할 경우 평균 3000만∼4000만원 정도. 초콜릿 전문점을 운영한다거나 사설학원 경영 등 활동 영역에 따라 고수익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김 교수의 경우 작업실과 서울, 부산 등지의 초콜릿 전문점 운영으로 연 1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미적 감각과 책임감

그러나 누구에게나 성공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많은 노력과 소질이 필요하다. 쇼콜라티에의 기본 자질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만큼 책임감이 강해야 한다.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들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섬세함과 미적 감각도 필요하다.‘보기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은 초콜릿에도 적용된다. 김 교수는 쇼콜라티에의 자질로 섬세한 기술력과 이미지를 각각 50%로 구분했다. 미술을 전공했다면 다소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처럼 미술전공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김 교수는 사회학도로 일본 유학중 초콜릿 문화를 체험한 후 영국에서 기술을 익혔다.

국내 대학에서는 제과제빵과, 외식산업과 등이 있다. 일반제과학원 등 사설학원이나 제과점, 초콜릿 전문점 등에서 도제교육(1∼3년 과정)을 통해 기술을 익힐 수 있다. 김 교수는 “좋은 초콜릿은 신선한 맛과 독특한 향기에 멋스러움이 더해져야 한다.”면서 “감각있는 젊은이들에게는 도전해 볼 만한 직업세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2007-04-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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