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란 용어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기억되는 미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역사가 아서 M 슐레진저 2세가 28일(현지시간)사망했다.89세.
AP는 1일 그의 부음과 함께 슐레진저는 대통령제에서 과도한 권력 집중을 경계하고 좌·우익 모두의 극단주의 경향을 비판하는 등 냉전기 미국 자유주의 철학을 확립했다고 전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을 때 공화당이 주도한 탄핵 움직임을 반대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들고 나온 ‘예방적 전쟁’에 대해선 “미국이 세계의 재판관, 배심원이자 집행관이 된다는 것은 비극적일 만큼 잘못된 개념”이라고 비판하는 등 자유주의 신념을 말년까지 지켰다.
그는 1930년대까지의 단출했던 미국 대통령제가 대공황시대를 지나면서 어떻게 비대한 행정 기구를 갖춘 독단적인 대통령제로 변화해 나가는지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밝혀냈다.
슐레진저는 1940년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제회생책인 뉴딜정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뤘다.
케네디집안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또 1968년 대선에 나선 로버트 케네디를 도왔다.
케네디 행정부의 연대기이자 비망록인 ‘1000일’로 내셔널북 어워드 및 퓰리처상을,‘로버트 케네디와 그의 시대’로 내셔널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역사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슐레진저는 1938년 최우수 논문상을 받으며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등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07-03-02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