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6일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다른 5개국의 상응조치 규모가 극적으로 결정된 것은 북한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며 “북한은 상응조치를 충분히 받는 대가로 더 내놓을 자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불가능해 보였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한국언론재단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돼 6자회담의 결과 및 대책 등을 밝혔다. 그는 핵프로그램 목록 협의 이후 신고까지 가는 과정에 대해 “목록 협의는 성실한 신고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며 “플루토늄뿐 아니라 농축우라늄(HEU)도 있다면 들어가야 하며, 신고서 제출 전에 HEU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목록 협의과정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폐쇄 이후 불능화(disabling)에 대해서는 “더 이상 사용 불가능하게 하자는 것으로 북·미간 일치하고 이해한 개념”이라며 “북측 김계관 대표가 나에게 ‘황소 거세하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천 본부장은 핵무기가 논의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불능화 조치는 더 이상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는 초기 조치이고, 궁극적인 비핵화 목표는 모든 핵물질과 핵무기가 폐기되는 것”이라며 다음 단계에서 핵무기 논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신세를 많이 진 나라”라며 “러시아는 북한 부채문제가 해결되면 송전과 기름 보내는 것에도 참여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북한에 건설해준 화력발전소도 개보수할 수 있어 러시아와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7-02-17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