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맞춤형 배아’ 판매 논란

美 ‘맞춤형 배아’ 판매 논란

안동환 기자
입력 2007-01-08 00:00
업데이트 2007-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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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아기를 입맛대로 고른다?’

인간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배아 판매를 둘러싸고 윤리적 논란이 거세다. 정자와 난자 제공자들의 학력, 외모, 성격, 건강 등 자세한 신상정보를 참고하고 미래에 태어날 아기의 가상 컴퓨터 사진까지 미리 본 뒤 마음에 맞는 배아를 골라 임신하는 서비스가 제공된 탓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샌 앤토니오에 있는 ‘에이브러햄 생명센터’란 회사가 세계 최초로 배아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 같은 논쟁이 불붙고 있다고 전했다. 생명이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애리조나주의 한 백인 여대생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와 정자은행에서 구한 백인 남성 변호사의 정자로 22개의 배아를 만들었다. 이미 2명의 여성 고객에게 각각 배아 2개씩 임신 시술까지 마쳤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40대 여성은 두 차례의 배아 시술을 받는 계약을 맺었다. 또 유타주의 항공사 여승무원 난자와 뉴욕주 의사 남성의 정자로 만든 배아도 판매를 앞두고 있다.

배아 가격은 2500달러. 임신 시술까지 포함한 비용은 1만달러 미만이다. 벌써 150명 이상의 부부들이 배아 시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고객들은 난자와 정자 제공자의 학력, 외모, 성격, 건강 등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설명듣는다. 태어날 아기의 모습과 성인이 된 모습도 컴퓨터 사진으로 제공된다. 신장, 지능지수, 머리색깔로 사전에 디자인하는 ‘맞춤형 아기’까지 가능해진다. 회사측은 난자 제공자의 경우 대졸 학력 이상의 20대이고 정자 제공자는 박사·변호사 등 고학력자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자·난자 제공자에 대한 신체검사와 성장 환경, 가족사도 조사한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회사측은 “아기 갖고 싶은 사람들을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린스턴대 로버트 조지 교수는 “인류가 경고해온 ‘신세계’로 인간이 옮겨가고 있다.”면서 “인간의 상품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켄터키주 루이스빌대의 마크 로드스타인 생명윤리학 교수도 “아기를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면서 “규격을 주고 원하는 컴퓨터를 주문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7-01-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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