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환영하면서도 회담을 섣불리 낙관하기보다는 회담의 기본 취지와 원칙을 강조하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북한의 협상전략과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와 조심성이 엿보인다.
협상 재개와는 별개로 이미 진행중인 대북제재는 수순을 밟아가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더라도 핵폐기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제재는 계속된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미 국무부는 앞서 10일 6자회담 재개 사실을 확인하면서 “2005년 9월 합의한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재개된 6자회담의 의제를 못박아 회담이 북한 뜻대로 흘러가게 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이 6자회담 테이블에서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해 협상 몸값을 올리거나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변질시키려는 북한 기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이다.
미국은 베이징 비공식 접촉에서 북한에 2008년 중반까지 핵을 포기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을 수용할 경우 중단된 대북식량 및 중유 지원은 물론 북한이 최고 협상 목표로 삼는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했다는 보도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로 ▲영변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현재 진행중인 모든 핵프로그램과 핵시설의 신고 등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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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