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배당요구 논란

론스타, 배당요구 논란

이창구 기자
입력 2006-11-21 00:00
업데이트 2006-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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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 외환은행 배당 카드를 꺼내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 그레이켄 회장이 “다른 이사회 멤버들과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외환은행의 재정 상태를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론스타가 배당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검찰 수사에 발목 잡혀 반년 이상 표류하면서 배당으로라도 이익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지분 64.62%를 보유하고 있어, 외환은행의 지난해와 올해 실적을 감안할 때 1조 1600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배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은행과의 매각협상을 깨겠다는 생각이 아닌 이상 이미 새 주인이 정해진 상황에서 물건에 ‘흠집’을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통상 M&A(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할 때는 매도자가 배당이나 출자 등 재무제표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행위를 할 때는 매수자와 협상을 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당연히 배당에 반대하거나, 매수 가격을 대폭 깎으려고 할 것이다. 결국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협의 없이 외환은행의 대주주로서 배당액을 챙기고, 지난 5월 말에 결정된 가격을 그대로 요구하면 외환은행 재매각 절차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하지만 론스타가 그동안의 금융비용을 해결할 정도의 소액배당을 실시할 경우 협상이 오히려 단순해질 수도 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론스타의 매각대금 지급 지연에 대한 보상 요구를 들어줄 명분이 없었다.

그러나 론스타가 소액 배당을 통해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면 국민은행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6-11-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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