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선 새달 26일 결선

에콰도르 대선 새달 26일 결선

안동환 기자
입력 2006-10-17 00:00
업데이트 2006-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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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좌·우파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에콰도르 대선이 2라운드로 가게 됐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현지 언론 등은 16일 ‘바나나 재벌’인 우파 후보와 교수 출신의 좌파 후보간의 대선 1막이 무승부를 기록, 결선투표가 이뤄진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에콰도르 대선은 중남미 좌·우파 세력 모두에 세확산을 위한 ‘분수령’이 되는 선거이다. 좌파 후보가 페루·멕시코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 에콰도르 대선이 주춤하고 있는 ‘좌파 도미노’를 재점화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좌·우 대선 득표율 ‘박빙’

현지 여론조사 기관인 세다토스 갤럽의 출구조사에서 억만장자 알바로 노보아(사진 왼쪽·55) 후보는 27.2%, 재무장관 출신의 라파엘 코레아(오른쪽·43) 후보는 25.4%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기관인 인포르메 콘피덴시알의 출구조사에도 노보아 후보 28.5%, 코레아 후보 25.6%로 예상됐다. 두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오차범위 내로 전망됨에 따라 내달 26일 결선투표가 확실시된다. 에콰도르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거나 1위 후보가 40% 넘게 득표하고 2위와 10%포인트 이상 표차를 벌리지 않으면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부시와 바나나 재벌’대 ‘차베스와 좌파 희망’

에콰도르 대선은 ‘부시 VS 차베스’의 대리전 성격이 짙다.

노보아 후보는 바나나 농장을 기반으로 해운업에 진출,110개 기업을 거느린 재벌총수. 그는 2002년에도 출마했지만 군 출신인 중도좌파 루시오 구티에레스와 맞붙어 패배했다.

노보아 후보는 친미적 외교노선을 밟고 있다. 그는 중남미 좌파 세력의 좌장격인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드러낸다. 친미·보수 성향인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긴밀한 협력을 외치고 있다.

반면 코레아 후보는 정치 행보 자체가 ‘반미·자주의 길’이었다. 그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며 재무장관직을 미련없이 던졌다. 그는 차베스와 정치적 동지이자 막역한 친구로 ‘차베스 노선’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코레아 후보는 미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디펜던트는 “부시를 악(惡)으로 부르는 게 (우리를) 지키는 것이며 그 악은 영리하다.”는 코레아 후보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대중의 결속을 통한 ‘시민혁명’과 함께 에콰도르 개혁을 의미하는 ‘채찍을 주자’는 슬로건으로 지지세를 넓혀왔다.

에콰도르 ‘표심’은 어디로…

지난 10년동안 대통령이 3명이나 축출된 ‘그들만의 정쟁’으로 피폐해진 에콰도르 민심은 ‘변화’를 열망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1999년에는 경제 위기로 국가 부도인 ‘모라토리엄’까지 갔다. 지난해 정치 불안이 커지면서 부패 의혹에 휩싸인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축출됐다.

두 후보 모두 ‘빈곤층 표심’을 잡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노보아 후보는 빈민 지역을 방문하고, 일자리 100만개 창출, 주택공급과 의료혜택 확대 등의 공약으로 빈곤층에 적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코레아 후보도 ‘시민혁명’과 에콰도르 개혁을 의미하는 ‘채찍을 하자’는 슬로건으로 빈곤층에서 지지세를 넓혀왔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코레아 후보가 전 계층에서 지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그러나 좌·우 ‘정치적 스펙트럼’에 상관없이 안정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6-10-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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