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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한우·경비정·유전…투자할 곳 끝없네

기숙사·한우·경비정·유전…투자할 곳 끝없네

전경하 기자
입력 2006-08-23 00:00
업데이트 2006-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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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한우, 경비정, 유전…. 펀드 투자 대상의 끝은 어딜까.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다양한 곳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들이 더 많이 쏟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 대상에 대한 리스크(위험)가 정형화되지 않은 만큼 안전을 위해 투자자산의 10∼20% 수준을 이런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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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투자대상, 별난 운용방식

지난 17일 세워진 건국대 기숙사는 산은자산운용의 ‘건대사랑특별자산’ 펀드에서 만든 기숙사다.‘건국대학교기숙사유한회사’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이 펀드에서 지분 51%를 갖는 형식이다.

투자수익률은 연 7.5%다.SPC가 운용을 잘해 추가로 수익이 날 경우 이를 주주들에게 배당 형식으로 나눠주지 않고 건국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형식이다.3개월마다 원리금을 분할상환받는 구조와 3개월 단위로 이자만 받고 15년 만기 시점에 원리금을 돌려받는 두가지 구조가 있다. 입실률이 연 75∼80%가량 유지되면 투자수익 회수에는 무리가 없다고 산은자산운용측은 보고 있다.

현재 펀드를 통해 기숙사를 세우겠다고 공고한 대학은 중앙대, 동국대, 단국대, 숭실대 등이다. 산은자산운용은 서강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봄 정도에 펀드를 구성할 계획이다. 대학법인과 이사회의 의사결정과정, 대학 소재지가 도시계획시설이기 때문에 거쳐야 하는 환경·교통영향평가 등으로 실제 펀드 설정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이 흠이다.

마이애셋자산운용은 유기농 한우에 투자하는 한우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펀드는 생후 6개월 정도 된 송아지를 사들여 유기농 한우를 키우는 업체에 위탁 사육하는 방식이다. 위탁업체는 ‘한단고기’라는 고급 한우 브랜드를 갖고 있는 부민산업이다. 만기(2008년 8월)에 유기농 한우를 시장이나 부민산업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30인 이하 투자자들에게 자금모집이 가능한 사모(私募) 형태이다. 총 모집금액은 70억원, 목표수익률은 연 9%다.

다음달이면 한국선박운용㈜이 경비정 500t급 3척,300t급 4척 등 7척의 해경 경비정에 투자하는 ‘거북선 펀드’가 선보일 예정이다.7척의 경비정을 만드는 데 필요한 1441억원 가운데 산업은행에서 빌린 1323억원을 뺀 118억원이 모집 금액이다.

투자자는 투자 시점부터 10년간 3개월마다 배당을 받는다. 수익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수준인 연 5% 수준보다 약간 높을 전망이다.2008년까지 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장점이 있다.

오는 11월이면 유전개발펀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유전개발에 투자할 경우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인정하는 해외자원개발사업법 개정안과 각종 세제 혜택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등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전개발 1호펀드는 현재 원유를 생산중인 ‘베트남 15-1광구’ 등의 수익권을 석유공사로부터 5년간 양도받아 운용된다. 펀드 규모는 2000억원이며 만기는 5년이다. 투자액 3억원 이하는 2008년까지 소득세가 비과세되고,2009∼2011년에도 소득세를 5%만 적용하는 등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예상수익률은 연 8%대 안팎이다.

별난 투자만큼 위험성 검증 안돼

유전개발펀드는 원금 손실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수출보험공사가 위험보증을 서고 판매사가 보증수수료를 내 일정 수준의 원금을 지키는 구조로 운용할 계획이다. 운용사들도 국제유가와 환율변동을 헤지(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지만 완전한 회피는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산은자산운용 이선주 프로젝트파이낸싱 팀장은 “원금은 다 보전되는 상품을 만들면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다.”면서 “투자자가 어느 정도까지 원금 손실을 부담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투자증권 진미경 지점장은 “한우나 경비정 등은 모두 대체투자로 봐야 한다.”면서 “자산의 10∼20%만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충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6-08-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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