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기에 파라과이를 35년 동안 지배해 중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소설의 소재로도 등장했던 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가 93세를 일기로 16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AP통신은 사인이 뇌졸중이라고 전했다.
스트로에스네르 파라과이 전 대통령은 1954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재빨리 미국의 도움으로 비밀 경찰을 확보해 89년까지 철권을 휘둘렀다. 그 역시 쿠데타로 축출된 뒤 브라질로 정치적 망명을 했다.
파라과이의 엔카르나시온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으로, 니카라과의 아나스타시오 소모사와 비교되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독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0년에는 국제인권기구에 의해 “35년의 스트로에스네르 집권 기간에 300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는 등 인권침해와 부패문제로 뒤늦게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브라질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이타이푸 댐 건설공사를 추진해 파라과이의 전력난을 해소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노력한 점은 인정받고 있다.
브라질로 망명한 뒤에는 언론은 물론 친·인척들과의 접촉도 멀리한 채 수도 브라질리아의 고급 주택에서 조용히 살았다. 파라과이 법정에서 살인죄로 기소됐으나 권좌에서 물러난 뒤에도 독재 정권때 내각 구성원들이 그대로 정부에 남아 있어 본국으로 소환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6-08-18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