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 테러의 ‘사령탑’으로 자살폭탄 공격과 외국인 납치, 인질 참수 등을 주도한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39)가 절명함에 따라 개전 후 3년이 지나도록 유혈이 거듭되고 있는 이라크가 안정을 되찾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2004년 종전 선언 뒤에도 여전히 유혈이 계속 빚어지는 데다 동맹국과의 균열로 사상 최악의 지지율 하락과 철군 압력에 허덕이는 조지 W 부시 정부에도 다시 없는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알카에다 조직의 결속력 약화를 불러와 이라크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기대도 있지만 비관론도 만만찮다.
●미·이라크·요르단 2주전부터 치밀한 합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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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카위 시신 사진 공개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 사령부가 8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도자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그의 시신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CNN화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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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카위 시신 사진 공개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 사령부가 8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도자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그의 시신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CNN화면 촬영
미군은 이라크 보안군이 주민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67명의 사망자를 낸 암만 호텔 테러 이후 그의 검거에 전력을 기울여온 요르단군과의 합동 작전을 편 끝에 그를 살해할 수 있었다.2주 전부터 치밀한 공습 계획을 짠 미군은 바그다드 북동쪽 50㎞ 떨어진 바쿠바의 한 가옥에서 회의를 주재하던 알 자르카위에게 불의의 일격을 가했고 그는 10분 만에 절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오디오 성명만을 발표하던 알 자르카위는 지난 4월25일 처음으로 비디오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때부터 미군은 그의 행적을 면밀히 추적해 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실 그는 미군의 체포 직전 수차례나 포위망을 빠져나가 ‘망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2004년 팔루자의 저항세력 은거지에 숨어 있다 이라크 보안군에 의해 체포됐으나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틈을 타 달아났다.
지난해 5월에는 그의 조직이 웹사이트를 통해 그가 미국인과의 전투 도중 다쳤으며 해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며칠 뒤 그가 무사히 이라크에 돌아왔다는 성명이 발표됐다.
지난해 2월20일에는 미군이 바그다드 서부 유프라테스강 근처에서 그가 탄 차량을 정지시켰으나 운전사와 동료들이 체포되는 사이 그는 달아났고 컴퓨터만 압수됐다. 미군은 두 차례 팔루자에 대한 대규모 수색 작전을 폈지만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알카에다 타격 얼마나” 관측 엇갈려
알 자르카위가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 것은 2004년의 일이다. 그 뒤 이라크 저항세력은 시리아 등을 통해 유입되는 알카에다 지원을 받아 더욱 극렬한 공격에 나섰고 종파 분쟁을 부채질했다. 따라서 그의 사망으로 당분간 이라크 저항세력의 알카에다 연결 고리는 위축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잘마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도 “큰 승리”라고 표현하며 저항세력 패퇴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이라크 새 정부가 서둘러 정파간 대립으로 비워뒀던 국방장관과 내무장관 후보를 서둘러 지명한 것도 그의 공백을 틈타 치안을 강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라크의 종파 분쟁은 알 자르카위와 무관하게 존재해 왔다는 분석도 만만찮아 이라크 안정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이라크인들은 미국에 대해 좀더 인내해줄 것”을 요구했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그의 죽음으로 유혈이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낙관론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말 그가 미군 공격으로 부상해 위독하다는 소문이 나돈 이후 후계구도를 미리 짜뒀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BBC는 “이라크 알카에다는 원맨 밴드가 아니다.”라는 말로 함축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6-06-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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