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중년 치매/임태순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년 치매/임태순 논설위원

임태순 기자
입력 2006-06-07 00:00
업데이트 2006-06-07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멀게만 느껴지던 ‘치매’라는 말이 부쩍 생활속에 자주 쓰인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얼마전 ‘디지털 치매’를 신조어로 올려 놓았다. 휴대전화나 내비게이션 등 디지털 기기를 많이 쓰다 순간적으로 집 전화번호나 자주 가던 길이 생각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갑자기 뇌가 지적 능력을 상실하는 것을 말하는 치매는 주로 노년층에 발생하는 병이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치매는 이제 40∼50대 중년층은 물론 30대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등 환자층이 연소화하고 있다

일본에서 ‘중년 치매’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치매 선고를 받은 49세 회사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일의 기억’이 계기가 됐다. 중년 치매 환자가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수발하는 가족이 우울증에 걸리거나 알코올중독증에 빠지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정이 파탄나는 등 고통이 주위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치매는 암, 뇌졸중, 당뇨병과 함께 ‘문명병’‘현대병’으로 꼽힌다. 스트레스, 운동부족, 영양 과잉섭취 등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오히려 더 많은 일과 노동에 시달린다. 조그만 반도체 칩에 수많은 정보가 담기면서 현대인의 노동강도는 더욱 세어지고 삶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자연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운동부족으로 한밤중 헬스클럽에 가 돈을 주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땀을 흘리는 것이 도시인의 모습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생활습관과 식습관의 변화로 젊은층 비만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20대 비만인구가 1992년 8.1%에서 2000년 32.3%로 4배 증가했고 30대는 같은 기간 18.8%에서 35.1%로 늘어났다. 반면 40대는 25.2%에서 37.8%로,50세 이상은 26.1%에서 36.6%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이 지경이니 치매가 일찍 찾아오는 것도 당연하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중년에 음주·흡연을 많이 하고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증상이 있던 사람이 노년에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40대 9000여명을 20여년 동안 추적 관찰해 얻어낸 결과라니 흘러넘겨 버릴 수는 없다. 적당히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유쾌한 마음으로 즐겁게 일해 중년을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6-06-07 31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