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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일단 기다리세요

‘내집 마련’ 일단 기다리세요

주현진 기자
입력 2006-05-24 00:00
업데이트 200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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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거품론과 전문가 조언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이구만(43)씨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아파트를 사서 이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대신 반포 아파트 전세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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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의 부동산중개업소.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의 부동산중개업소.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계약이 깨지자 이참에 아파트를 팔려던 주인과 부동산중개업소는 난리를 피웠지만 이씨는 “지금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내집마련 계획을 수정했다. 어려운 경쟁률을 뚫고 판교 신도시 아파트 당첨 행운을 얻은 김모씨도 계약 마감일까지 망설이다가 결국은 당첨권을 버렸다.

분양 가격이 비싸고 입주 뒤 10년간 거래 규제를 받는 데다 앞으로 시세를 예측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아파트값 버블(거품) 확산과 보유세 강화 등으로 집값이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집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는 매수자가 늘고 있다.

“집값 빠지면 사겠다”

‘8·31대책’,‘3·30대책’ 등 주택시장을 옥죄는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버블 경고가 나오면서 성사되려던 아파트 거래 계약이 깨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매수자들이 지금 사면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기대 수익 저하를 걱정해 아예 매수에 나서지 않는 바람에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택 매입을 꺼리는 이유는 버블이 끼였다는 경고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

특히 강남 지역 등 단기간 아파트값 상승폭이 컸던 지역에서는 거래 실종 현상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거래 부진은 버블 지역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지역으로 번지고 있으며 상가 등 다른 부동산 거래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보유세 강화에 따른 심리적 부담, 앞으로 집을 팔 때 무거운 양도세를 내야 하는 압박도 아파트 구입을 막는 데 한몫 한다. 집값 오름세가 크지 않다면 굳이 높은 세금을 물면서까지 서둘러 비싼 아파트를 살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불투명한 만큼 전문가들도 “일단 기다리라.”고 권한다.

내집마련 타이밍은 과연 언제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 서슬이 시퍼런데다 다음달 초에는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상언 유앤알 대표는 “버블 논란 이후 아파트 구입과 관련한 상담이 쑥 들어갔다.”면서 “지금은 정부가 인위적으로라도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터뜨리려고 하는 상황인 만큼 적어도 가을까지는 기다리는 게 좋다.”고 밝혔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도 “집값이 오르려면 8월 판교 중대형아파트 분양과 성수기가 다가오는 가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면서 “6월 이전에 아파트값이 5∼10%가량 하락한다면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6월 타이밍을 놓치면 매물이 많은 12월을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실수요자 매수자라면 신중히 구입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투자 목적의 아파트 구입을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실수요자라도 개발호재가 있는 아파트를 매입하라고 전한다. 전철이 들어서거나 도로가 뚫리는 곳, 대규모 공원이 조성되는 곳 등이다.

9호선 지하철역 역세권으로 예정된 곳이나 뉴타운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권한다. 뉴타운 개발지역에 붙은 동네도 그런대로 투자할 만하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박상언 대표는 구입 목적이 실수요라면 지하철 9호선 개통 예정지인 강서구 염창동 일대 아파트 등을 권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 팀장도 “서울시 U-프로젝트에 속해 있는 성동구, 광진구, 용산구 등이 유망하다.”면서 “그러나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2006-05-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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