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서 지난해에 이어 안락사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일본 도야마현 이미즈시 시민병원의 아사노이 히데쓰구 원장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5년간 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7명이 안락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사노이 원장은 50세의 외과 부장이 환자 7명의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목숨을 지탱해왔던 호흡기를 떼어냈다고 밝혔다.
원장은 환자의 뜻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가족의 구두 동의만 얻었고, 병원과 다른 의사들에게 상담하지도 않았다며 “윤리상 문제가 있었다.”며 사과했다.7명은 50∼90세 연령대로 남자가 4명, 여자가 3명이었다. 다만 아사노이 원장은 “적극적인 안락사가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소극적 안락사로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연명치료의 중단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병원에는 법적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환자나 가족의 의사에 따라 연명 치료를 하지 않고, 자연히 죽음을 맞게 하는 행위를 존엄사(尊嚴死)라고 부른다. 안락사는 약제 등을 투여, 적극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로 구분되기도 한다. 경찰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 뒤 신중히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초 환자를 안락사시킨 의사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지만 소명이 될 경우 처벌하지 않은 전례도 있는 등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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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