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희망을 쏜 사람들](5)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

[2005 희망을 쏜 사람들](5)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

입력 2005-12-27 00:00
업데이트 200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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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세계 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체코 리베레츠의 수영 경기장.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부산체고·19)군의 얼굴에는 시종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장내의 관중들은 시상대에 올라선 그를 향해 박수를 보내 축하했다. 그도 늠름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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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선수
김진호 선수
진호군의 쾌거는 그만의 자랑이 아니었다. 국내 4만여 자폐아들에게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인간 승리였다. 국민들에게는 장애를 극복한 ‘휴먼 스토리´로 진한 감동을 안겨준 일대 쾌거였다. 자폐아로 사회성 인지능력이 7세 어린이에 불과한 진호군. 그가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과 뒷받침 그리고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었다.

어머니 유현경(45)씨는 아들이 자폐 진단을 받은 이후 오로지 ‘진호 엄마´로만 살면서 ‘맞춤교육´으로 오늘의 진호군을 만들었다. 유난히 물놀이를 좋아하던 진호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2년 전 부산체고에 진학한 진호군은 전담코치의 지도 아래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이후 진호군의 타고난 수영 실력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2002년 부산 아·태장애인수영대회와 지난해 홍콩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마침내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 부문에서 세계신기록(2분24초49)을 세워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장애인으로는 유일하게 전국체전 부산대표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수영은 진호에게 새로운 세계와 자립의 의지를 세워주는 주춧돌이 됐다.

오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선 진호군의 최근 활동을 담은 5분짜리 다큐멘터리가 방송될 예정이다.‘희망세상 만들기 홍보대사´인 진호군에게는 새해 소망이 있다.

자신이 보유한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는 것과 고교를 졸업한 뒤에도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기업체에 취업(수영선수로)하는 것이다. 진호군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지속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05-12-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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