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허울 넘어서면 큰스승 만나죠”

“종교의 허울 넘어서면 큰스승 만나죠”

김미경 기자
입력 2005-11-23 00:00
업데이트 2005-11-23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꿈에서 깨어나 얻는 깨달음’이라는 같은 주제로 책을 펴낸 스님과 목사가 22일 서울 영풍문고 강남점 이벤트홀에서 공동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주인공은 ‘붓다, 나를 흔들다’의 저자인 법륜(53)스님과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를 쓴 이현주(62)목사. 두 책을 펴낸 도서출판 ‘샨티’는 평소 이들의 친분이 두텁다는 것을 알고, 함께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독자와의 대화’에는 불자와 기독교신자, 일반인 등 2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법회나 강의에 서로를 초대하고, 상대방 저서에 추천글을 써줄 만큼 돈독한 우애를 과시해온 두 사람은 쏟아지는 질문에 서로를 격려하면서 나이와 종교를 초월해 맺은 진정한 교분을 보여줬다.

“부처님이든 예수님이든 자신이 속한 종교의 큰 스승의 뜻을 따르면 큰 탈이 없어요.”(이 목사)“스승의 삶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만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지듯 쉽게 배울 수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법륜 스님)

법륜 스님은 “한국불교의 모순에 절망하고 비판할 때마다 많은 스승들이 ‘탑 옆의 소나무가 되라.’며 나의 존재를 새롭게 해줬다.”면서 “불교의 허상에서 깨어나니 고칠 것이 없더라.”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의 결혼관과 가족관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 이 목사는 “부부는 각별한 인연인 만큼 좋게 만들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부모와 배우자, 자녀를 원망하면 인생은 불행해지고 결국 실패하는 것”이라면서 “결혼하지 않은 나한테 가족 문제의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한테 욕먹지 않으려면 잘 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종교간 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을 거부했다.“처음 만나 얘기하니 대화가 통해 그동안 5번쯤 만났다. 목사와 스님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뜻 맞는 사람들이 만나 인생을 얘기하는 것이다.”(법륜 스님)“종교간 화합에 일조하겠다는 의도라면 나를 용서할 수 없다.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불교와 기독교간 벽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 목사)

이 목사는 “부처님과 예수님은 시·공간을 떠나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이라면서 “그분들의 계율을 지키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현대종교가 돈을 믿는 ‘돈교’가 됐는데 돈을 위한 종교간 경쟁이 없으면 갈등은 사라질 것”이라면서 “종교의 허울을 넘어설 때 구도자로서 부처님과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인생에 대해 이들은 “한번 사는 인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를 돕는다면 우주가 총동원돼 자비를 베풀 것”이라면서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지 깨닫고 용기를 갖고 계속 고민하길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11-23 29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