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101년] 전국 5㎞간격 이틀앞 날씨 ‘적중’

[기상 101년] 전국 5㎞간격 이틀앞 날씨 ‘적중’

나길회 기자
입력 2005-07-18 00:00
업데이트 2005-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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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대한매일신보)이 창간된 1904년은 언론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상에 있어서도 뜻깊은 해다. 목포에 국내 최초의 기상관측소가 설립돼 국제규범에 의한 기상업무가 시작된 근대 기상의 원년이다. 올해 101살이 된 기상청은 지난 100년 역사를 밑거름 삼아 향후 1㎞ 간격의 미세한 예보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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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년전 3월25일 근대 기상 역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래 서양보다 200년이나 빠른 1441년 측우기를 만들 만큼 기상 분야에서 앞선 나라였다. 지금은 기술력과 투자 미비로 뒤처져 있지만 또다시 ‘기상 선진국’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관측소 5개로 출발해 5㎞단위 예보까지

한국의 기상 관측은 목포, 부산, 인천, 원산, 용암포 등 모두 5곳의 관측소에서 시작됐다.9개의 기상레이더를 통해 500m∼1㎞ 간격으로 관측이 가능한 지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인 셈이다.

현재는 서울의 기상청을 비롯해 부산, 광주, 대전, 강원, 제주에 지방기상청이 있고 각 기상청에는 2∼13개의 기상대 또는 기상관측소가 세워져있다. 여기에 기상연구소와 항공기상대가 있다.

이같은 관측망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는 ‘디지털 예보’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디지털 예보란 우리나라 전체를 5㎞로 잘개 쪼갠 격자점에 대해 3시간 간격으로 48시간 앞을 예보하는 것을 뜻한다. 단순히 수치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도표, 문자, 음성의 다양하고 종합적인 형태로 예보를 하게 된다.

2004년 하반기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등 기반을 마련해 현재 48시간 예보를 시험 운영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1㎞간격으로 예보하는 것이 예보율 100%라는 기상에서의 이상에 근접한 현실적 목표인 것을 볼 때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2010년까지 기상위성 띄우고 슈퍼컴 3호기 도입

이러한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은 기상 위성과 슈퍼컴퓨터다.

지금도 예보를 위해 위성 관측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일본, 중국,EU 등의 다른 나라 위성에서 제공받는 것이다. 이 가운에 우리나라 주변의 기상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위성은 중국의 FY-2와 일본의 MTSAT-1R가 있다. 하지만 이 2개의 위성으로는 한반도만 자율적으로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 외국에서 받게 되는 자료는 원자료(raw data)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해석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에 기상청은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라 2008년말 적도 상공에 정지궤도 위성을 발사, 현재보다 50배 이상 늘어난 양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처럼 예보를 위해서는 정확하고 지점간 간격을 줄인 자세한 관측도 필요하지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필수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1999년 슈퍼컴퓨터 1호기,2004년에는 2호기를 도입했다.

2호기는 초당 최대 18만 5130억번 단위의 수치 연산이 가능하다. 도입 당시에는 국내 2위, 세계 86위 수준이었지만 내년에 일본 기상청이 슈퍼컴을 교체함에 따라 순위는 조금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2010년에 3호기를 도입하게 되면 선진국 수준에 바싹 다가서게 된다.

보다 실용적인 기상정보 제공이 목표

기상청은 기상관측과 예보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보다 실용적인 기상정보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특정 날짜에 대해 날씨나 기온을 제공하는 데에서 한발 더 나가 보다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3일 맑음, 최고 기온 30도’가 아닌 ‘3일 맑을 확률 75%, 기온 30도일 확률 80%’와 같은 방식으로 날씨에 따른 활동의 판단 근거를 확대하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는 개인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에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면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이 기상청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밖에 기상청은 정보통신(IT)이 발달함에 따라 각 개인이나 단체가 원하는 기후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고객지향서비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07-18 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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