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사이판 전몰자 위령방문 日 협박에 못이겨 환영합니다”

“일왕 사이판 전몰자 위령방문 日 협박에 못이겨 환영합니다”

입력 2005-06-28 00:00
업데이트 2005-06-28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일왕 사이판 위령방문을 반대하는 기고를 쓰고,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방문 저지 운동에 나섰던 김승백(44) 사이판 한인회장은 27일 오후 1시 당초 계획을 바꿔 ‘일왕의 사이판 방문을 환영한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그간의 행적에 반대되는 기자회견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처는 이날 오후 사이판을 방문해 28일 ‘반자이 클립’(만세절벽 혹은 자살절벽)을 방문해 위령제를 지낸다.

김 회장은 “일본에서는 수백 명의 기자가 취재경쟁에 들어갔고, 정부 관계자들도 엄청나게 왔다.”면서 “일왕 사이판 방문 저지를 위해 지난달 고국을 찾아 정부와 언론 등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약속이나 한 듯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판 주민과 경찰, 일본 경호원 등이 찾아와 협박을 하는 등 거의 테러 수준의 시달림을 받았다.”면서 “먹고 살 일이 갑갑해 어쩔 수 없이 방문 환영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가슴을 쳤다.

김 회장은 이어 “역사의 현장에 살고 있는 한인으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려고 방문 저지 운동을 펼쳤는데….”라며 “조국 대한민국은 뭣이냐.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일제시대 때 5000명∼1만명의 한국 노동자들이 사이판과 티니안에 끌려와 처절히 죽어간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일왕의 방문이 일본의 전몰자들만을 위한 추모가 아니고 사이판과 티니안에서 2차 세계대전 때 목숨을 잃은 모든 민족을 위한 추모의 방문으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연합

2005-06-28 29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