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쌀 점유율 보장 ‘선의의 노력’만 약속”

“美쌀 점유율 보장 ‘선의의 노력’만 약속”

박준석 기자
입력 2005-06-14 00:00
업데이트 2005-06-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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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가 13일 착수한 청문회에서는 이면합의 여부와 정부의 전략 부재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중국산 배·사과, 아르헨티나산 가금육과 오렌지 등에 대해 신속한 수입위험평가 절차를 합의해 준 배경 등도 도마에 올랐다.

쌀협상 청문회 첫날
쌀협상 청문회 첫날 쌀협상 청문회 첫날
13일 국회에서 열린 ‘쌀 관세화 유예협상 실태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한덕수(앞줄 오른쪽)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성실한 답변을 다짐하며 선서하고 있다.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이날 청문회에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반기문 외교통상, 박홍수 농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허상만 전 농림장관 등 증인 31명과 참고인 5명이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쌀 협상을

둘러싼 이면합의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정부측 증인들은 부인하느라 진땀을 뺐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2001년 자유입찰 규격을 변경한 뒤 수입을 않던 미국 쌀이 매년 전체 수입 물량의 25%정도

들어왔다.”며 “이는 지난해 말 미국측의 쌀 시장점유율 보장 요구에 우리측이 ‘미국 요청에 유념하고 이행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할 것이다.’고

답했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미국 쌀의 시장점유율 보장을 둘러싼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광우병 때문에 수입 중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쌀 관세화 유예 협상카드를 바꾼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반 외교통상 장관은 “유의한다는 말이 미국산 쌀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보장한 것이 아니고 의혹을 받을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성실이 노력한다고 답한 게 아니라 선의의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 쌀의 국내시장

점유율 보장 등 일체의 이면합의가 없었다는 것을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의원들과 증인들간에 본질과는 무관한 ‘기싸움’ 성격의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김 통상교섭본부장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답할 시간을 달라.”“질문이 다 끝나면 하라.”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 쌀협상을 이끌었던 허상만 전 농림장관도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으로부터 “증인이 오만하게 대답한다. 사과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답변할 기회도 안 준다.”며 목소리를 낮추지 않다가 같은 당

이방호 의원이 “국회를 상대로 어떤 정권에서 고압적인 자세로 그렇게 답변하느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2005-06-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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