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감독 새 영화 ‘DMZ, 비무장지대’ 도쿄 시사회

이규형감독 새 영화 ‘DMZ, 비무장지대’ 도쿄 시사회

입력 2004-11-12 00:00
업데이트 2004-11-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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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청춘영화를 대표하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의 이규형(47) 감독이 10여년 만에 공포와 평화가 아슬아슬하게 동거하는 비무장지대로 관객을 초대했다.26일 국내 개봉에 앞서 지난 9일 도쿄 긴자의 마루노우치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시사를 가진 영화 ‘DMZ, 비무장지대’는 79년 DMZ 수색병으로 활동하던 감독의 자전적 체험이 녹아든 작품.

최근 DMZ의 3중 철책선이 뚫린 현실과 묘하게 오버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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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MZ 비무장지대’팀이 도쿄 시사회장…
영화 ‘DMZ 비무장지대’팀이 도쿄 시사회장… 영화 ‘DMZ 비무장지대’팀이 도쿄 시사회장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배우 정채경,이재은,김정훈,이규형 감독.


이규형 감독 “25년을 바쳤다”

한류열풍을 증명하듯 시사 전부터 극장 앞에는 일본 관객 수백명이 길게 늘어섰다.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 등에서 초청된 이들은 한국문화에 특히 애착이 많은 관객들인지라 시사도중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일본의 유명 액션 배우 마쓰카타 히로키와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그 남자 흉폭하다’‘하나비’ 등에 출연한 재일교포 배우 백룡 등도 눈에 띄었다.

이규형 감독은 “외국인이 내 영화를 보고 우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라면서 “이것이 문화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시사회 내내 이 감독은 벅찬 감동을 길어올릴 만했다.94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제작이 몇 번씩 좌절됐으며, 촬영만 3년이 걸렸고 그 와중에 주연배우도 바뀌었던 영화. 어쩌면 25년 동안 감독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했을지도 모를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보이는 지금 이 순간, 이 감독은 그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을지 모른다.

“제작비 문제로 영화를 접은 다음 ‘JSA, 공동경비구역’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를 완성시키고 싶었습니다.”

실제 지뢰가 터져 눈앞에서 전우 11명이 죽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는 이 감독은 “언젠간 꼭 좋은 군대영화를 만들어서 그 친구들이 정말 명예로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인간대 인간으로 사랑하자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DMZ’라는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 영화

하지만 그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쏟아넣은 감독의 노력이 관객에게까지 와닿을지는 미지수.DMZ 수색대인 영화학도 지훈(김정훈)과 이병장(박건형)의 체험기를 보여주는 영화는 제목처럼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웃기려는 에피소드는 맥락과 동떨어져서 겉돌고,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은 서로 이어지지 못한 채 툭 끊긴다. 오히려 바뀌기전 제목인 ‘호텔 코코넛’이 코믹한 웃음과 공포가 혼재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는 듯하다.

그래도 결말 부분은 영화적으로는 억지스럽긴 해도 감독의 진정성 때문인지 나름의 감동을 낳는다. 일본인에게도 그 정서가 먹혔을까.‘실미도’의 배급을 맡았던 일본의 도에이가 영화의 제작이 거의 끝나갈 즈음 일본내 마케팅과 배급을 맡겠다고 나섰다. 이번 월드 프리미어의 시사회도 도에이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도에이의 구사나기 슈헤이 전무는 “이 영화는 ‘실미도’와 달리 액션, 눈물, 웃음의 3대 요소가 다 들어있다.”면서 “일본에서는 내년 4·5월에 개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4-11-12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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