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철책선 구멍’ 軍수뇌부 책임/안재천 예비역 육군 소령

[발언대] ‘철책선 구멍’ 軍수뇌부 책임/안재천 예비역 육군 소령

입력 2004-11-11 00:00
업데이트 2004-11-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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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하순 철원군 ○사단의 3중 철책선이 속수무책으로 뚫린 사건과 관련해 육군은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등 하급지휘관은 보직해임하고 연대장과 사단장은 징계위에 회부했다. 이번 조치를 보면서 하급지휘관들만 희생양으로 삼는 군 수뇌부의 도마뱀 꼬리 짜르기식 면피성 조처에 대하여 소견을 밝힌다.

군 발표처럼 민간인이 월북한 것은 무장간첩 침투보다 더 심각한 일로서 국가 안보태세에 구멍이 뚫렸다고 대다수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여러 감시장비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순찰을 도는 상황임에도 민간인이 3중 철책선을 뚫었다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일찍이 맥아더 장군은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야전부대에서는 사단단위로 부대마크를 부착하고 부대에 대한 소속감과 역사를 교육한다. 사단의 분위기가 곧 그 부대의 분위기이며 근무기강의 바로미터이다. 더구나 3중철책이 뚫린 곳은 지난 1976년 철책담당 대대장이던 유모 중령이 월북하는 등 그동안 취약지역으로 분류되어 ○사단의 경계 최고 관심지역인데 그곳이 또다시 뚫렸다는 것은 최근 군 기강 해이 및 대북 경계태세 이완의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얼마전 육군총장의 ‘정중부의 난’ 발언이 즉각 언론에 알려지고, 국방장관의 해군 인사 관련문제가 언론에 제보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조치는 지금 군내에 팽배한 군기 문란과 온정주의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하들에게 경계실패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먼저 책임지는 고뇌에 찬 결단이 선행되어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재천 예비역 육군 소령
2004-1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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