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책선 경계 이렇게 허술한가

[사설] 철책선 경계 이렇게 허술한가

입력 2004-10-27 00:00
업데이트 2004-10-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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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중부전선 최전방 철책선 세 곳이 26일 새벽 절단된 채 발견돼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군은 발견 즉시 대간첩 침투상황의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합동신문조의 조사결과 ‘신원미상자 1명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날 오후 경계태세를 해제했다. 군이 민간인 월북으로 판단한 근거는 철책의 절단 형태가 북쪽으로 나 있고, 절단 형태가 특수훈련을 받은 자로 보기에는 조잡하다는 점, 발자국이 북쪽으로 나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군의 발표대로 월북자의 소행이라면 일단 북한군의 침투나 추가위험이 없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군의 발표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군은 어떻게 경계근무에 임했기에 전방 철책선이 세 곳이나 뚫릴 동안 몰랐는지에 대해 먼저 해명해야 할 것이다. 북한군 등 침투세력이 철책선을 뚫은 것을 몰랐다고 해도 문제지만, 남쪽의 민간인이 군사지역에 들어와 철책선을 뚫고 가는데도 몰랐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면책될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면책될 수 없다는 말도 있다. 철책선 경계가 느슨하고 허술하지나 않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군이 월북자의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도 성급한 판단으로 여겨진다. 철조망 절단수법이 조잡하고, 방향이 북쪽으로 나 있다고 해서 민간인이 월북했을 거라는 결론에는 모순이 있다. 특수요원이 신발을 거꾸로 신거나 서툰 솜씨로 위장할 수도 있지 않은가. 명백한 증거나 사실이 드러날 때까지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대처해야 한다. 군은 철책선 절단사건에 대한 진상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밝히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경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04-10-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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