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지분대비 계열사 지배력 비상장사보다 상장사 더높아

재벌총수 지분대비 계열사 지배력 비상장사보다 상장사 더높아

입력 2004-10-25 00:00
업데이트 2004-10-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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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재벌그룹 총수일가가 상장 계열사에 대해 ‘쥐꼬리’ 지분만으로 막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대 재벌 상장사들의 지난해 3월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기업집단의 소유구조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일가의 상장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승수(보유지분 대비 실제 지배력을 뜻하는 의결권지분의 비율)는 17.03배로 조사됐다. 이는 비상장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의결권승수(8.88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총수 일가가 상장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실제 보유지분보다 높은 지배권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삼성정밀화학의 의결권승수가 36.53배로 삼성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의결권승수는 8.57배로, 상장 계열사로는 기아차가 19.21배, 현대하이스코와 INI스틸이 각각 9.80배와 9.57배로 나타났다. 전체 의결권승수가 16.25배인 SK그룹은 상장 계열사의 핵심인 SK텔레콤이 15.67배로 비슷한 수준이었고,SK가스와 대한·부산도시가스는 30배를 넘었다.

상장사 평균이 10.30배로 그룹의 6.78배를 능가한 한화는 신동아화재가 33배에 달했고, 롯데그룹은 호남석유화학의 승수가 686.84배로 조사대상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KDI 관계자는 “상장사는 수많은 주주가 있어 의결권승수가 높을수록 지배구조 왜곡의 문제점이 더 크다.”면서 “정부가 그룹 전체의 의결권승수를 일정 수준으로 낮추면 출자총액제한에서 졸업시킬 방침이지만, 이 경우 비상장사 승수를 낮춰 빠져나가는 등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그룹 전체의 의결권승수가 3배 이하일 경우’ 등 4가지 출자총액제한 졸업요건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4-10-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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