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도시락 식사 수술 연기에 항의 봇물

입원환자 도시락 식사 수술 연기에 항의 봇물

입력 2004-06-11 00:00
업데이트 200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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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노조가 10일 오전 파업에 들어갔으나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필수 인력을 배치,큰 진료차질은 없었다.그러나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일정을 바꾸거나 식단을 멋대로 변경,도시락을 지급하는 바람에 환자들의 불편과 원성이 잇따랐다.

환자고통 외면하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입원 환자가 무표정하게 집회장 곁으로 지나가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환자고통 외면하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입원 환자가 무표정하게 집회장 곁으로 지나가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종로구 연건동 병원 본관 2층 로비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주 5일제 쟁취’ 등 구호를 외치며 결의대회를 갖고 농성에 들어갔다.노조측은 파업에 돌입하기 전 조합원들에게 ‘병원 관리자와 개인접촉 금지’,‘기물파손이나 음주·고성방가 금지’ 등의 행동지침을 전달했으며,10여명의 조합원으로 ‘질서유지대’를 구성,본관 2층 로비로 들어가는 현관을 통제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파업이 시작되면서 각 진료실과 검사실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애를 먹었으나 진료에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수술 일정 변경과 급식 문제로 불편을 겪었다.하루 110여건에 이르던 수술 건수는 70건 정도로 줄었다.

이 병원 고객상담실에는 병원측의 일방적인 수술연기와 취소 통보에 항의하는 민원이 잇따랐고,점심식사 시간에는 급식영양과 조리사들이 파업에 동참,사전통보 없이 식사가 일방적으로 도시락으로 대체돼 입원환자들이 불만을 터트렸다.또 배식인원이 부족해 일부 병동에는 급식이 50분 정도 지연되기도 했다.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한 오모(52·여·회사원)씨는 “영양사가 환자의 건강을 고려해 짜는 식단을 사전공지도 없이 무단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면서 “우리가 내는 식사비 7000원 어치가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항의했다.이에 대해 병원측은 “유동식 등 치료식을 제외하고 부득이하게 590개의 도시락을 주문했다.”면서 “아침식사는 식단대로 지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고려대 안암병원과 강남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 등에서는 비번 근무자를 중심으로 수십명씩 파업에 참여했으나 큰 혼란은 없었다.그러나 환자들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진료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조합원 7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고려대 노천극장에서 ‘산별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병원측이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노천극장에서 노숙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11일부터 각 병원에서 일제히 로비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4-06-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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