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公約없이 총선 치를 텐가

[사설] 公約없이 총선 치를 텐가

입력 2004-03-20 00:00
업데이트 2004-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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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불과 25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당들은 도대체 뭘 내세우며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 등 여야 할 것없이 탄핵사태를 빌미삼아 힘겨루기에만 몰두하고 있다.정당의 정책과 비전을 내세운 공약 대결은 찾아볼 수가 없다.오히려 총선을 ‘친노’ 대 ‘반노’이거나,‘민주’ 대 ‘반민주’의 세대결로 몰아가려는 인상마저 짙다.

대통령 탄핵사태가 정당들의 이해와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정당들이 제할일은 제쳐놓고 오로지 편가르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한나라당은 지금 당권싸움에다,지역구 공천 잡음,비례대표 공천 심사위원회 구성 논란 등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민주당은 방송사와의 갈등과 탄핵공방에 함몰돼 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조차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열린우리당은 여당이라고 자처하면서도 정책 비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민생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벤트적 성격에 치우칠 뿐 구체적인 복안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겨우 자민련과 민주노동당이 총선공약을 발표했을 뿐이다.

이번 총선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통해 새정치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부패 정치,지역 정치,편가르기 정치를 추방하고 인물과 정책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새정치의 첫걸음이다.그런데도 정당들이 선거일이 얼마남지 않았는데도 국정과 민생에 대한 공약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과거에는 정당들이 선거를 앞두고 지역주의를 촉발한다든가,바람정치로 세몰이를 했던 나쁜 전례가 있다.그러나 지금 지역주의나 보스정치가 사라진 마당에 정당들이 과거의 선거전략을 그대로 답습하려 한다면 시대의 요구나 변화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정당들은 지금부터라도 국정,경제,민생 등에 대한 정책과 비전으로 총선에 임해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004-03-20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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