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번호이동’ 광고전쟁

이통3사 ‘번호이동’ 광고전쟁

입력 2004-01-13 00:00
업데이트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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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아름 선물 받아가세요.’,‘따라가봐야 쓸모없는 선물 뿐이랍니다.’ 새해 첫 날부터 이동통신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서 SK텔레콤·KTF·LG텔레콤 이동통신 3사간 고객 모셔오기가 치열하다.당연히 3사의 광고 경쟁도 전쟁을 방불케 한다.011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KTF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5일부터 방송을 타기 시작한 KTF의 ‘퀴즈 페스티벌 광고’는 이례적으로 자사 식별번호인 016·018 대신 011을 광고에 등장시켜 쓰던 번호 그대로 KTF로 옮겨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명모델 내세워 고객 시선끌기

길거리농구 우승 전력이 있는 남자모델이 농구 묘기를 보이면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여성 고객이 통화를 하면서 요리를 기다리고 있다.‘지금 이분은 쓰던 번호 그대로 KTF로 이동해 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이 분의 번호는 무엇일까요?’라는 내레이션이 나온 뒤 ‘11’이 새겨진 상의를 입은 남자는 농구공을 옆구리에 끼고,여자가 기다리던 요리는 동그란 스테이크 옆에새우 두마리가 나란히 놓여 있다.011이다.

KTF의 공세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앞두고 SK텔레콤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추천합시다’를 선보인 것이다.

기존모델 조한선과 SK텔레콤 ‘June’ 광고 모델이었던 예학영을 등장시킨 이 광고는 011을 쓰던 친구가 016으로 따라온다는 광고 개념을 모델의 이동으로 연결시켰다.

두 회사의 신경전은 MBC 청춘시트콤 ‘뉴논스톱 3’에 출연했던 조한선과 ‘뉴논스톱 4’에 출연중인 예학영이 절친한 사이인 데다,‘퀴즈페스티벌’ 레스토랑 여자 모델이 SK텔레콤 ‘네이트’ 모델이었던 조하얀이라는 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LG텔레콤도 협공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SPEED 011’의 SPEED 부분을 지우개로 지우고 대신 ‘상식이 통하는’이라는 LG텔레콤의 기존 광고문구를 적어 넣는 ‘지우개’ 광고를 내놓았다.

●가입땐 “40% 약정할인” 공세

지면광고에서는 SPEED위에 ‘가입만 하면 최대 40%까지 할인되는’이라는 문구를 적은 ‘포스트’을 붙여 ‘011=SPEED 011’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회사의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SK텔레콤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말부터 선물꾸러미를 잔뜩 안고 있는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탄 뒤 중량 초과로 ‘삐’ 소리가 나자 선물은 버리고 탄다는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곧이어 버려진 선물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번호는 이동할 수 있어도 품질과 자부심은 이동할 수 없습니다.’는 메시지가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겨 선물을 잔뜩 받아봐야 다 쓸모없다고 비꼬고 있다.

●“선물보다 품질 우선 서비스”

한발짝 더 나아가 SK텔레콤은 남자모델(이시환)이 바나나 껍질을 벗긴 뒤 속은 버리고 껍질만 먹는 광고를 내놓았는데 역시 ‘중요한 것은 껍데기(번호)가 아니라 속(품질과 서비스)’이라는 주장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광고 대행사 관계자들은 “번호이동성제도 초기에 고객을 선점해야 하기 때문에 광고도 공격적인 내용을 띠게 됐다.”면서 “설날까지는 이같은 ‘광고대리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류길상기자 ukelvin@
2004-01-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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