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직서 시위’ 이모저모 / 조흥銀전산센터 경찰 배치

노조 ‘사직서 시위’ 이모저모 / 조흥銀전산센터 경찰 배치

입력 2003-06-17 00:00
업데이트 2003-06-17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6일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이달 중 마무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우선협상대상자)간 매각협상이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됐다.그러나 조흥은행 노조는 오는 25일 ‘전산망 올스톱’을 포함한 총파업 강행의사를 재확인한 뒤 청와대 앞에서 ‘사직서 제출 시위’를 벌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말 매각협상이 본격화돼 현재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으나 “최근 (조흥은행 노조의 반발 등)정치적인 고려 요인이 상당부분 해소되지 않았느냐.”며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 주체인 예보는 인수가격을 깎으려는 신한지주와의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가격(주당 6150원)은 종전대로 유지하되,‘사후손실보전(인뎀니피케이션)’을 늘려주는 선에서 양보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 함께 신한지주가 정부(예보) 지분의 51%(2억 7000여만주)를 현금매입하는 데 들어갈 금액을 제때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 신한지주는 대부분 인수자금을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지만 공동인수자인 BNP파리바 등의 현금확보 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다.노조원들은 차장급 이하 직원 7224명의 사직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려다 2시간 30분동안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 ‘조흥은행 사기매각 중단’ 등 플래카드가 걸린 검은 승합차를 앞세우고 납골함 모양의 상자에 사직서를 담아 전달을 시도했다.노조원들은 결국 사직서는 제출하지 못했고,항의서한과 집단 사직서 제출 이유를 담은 성명서만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이날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무리한 실력행사로 주장을 관철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무모하다.”며 파업계획 철회를 촉구했다.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서울 역삼동 조흥은행 전산센터에는 경찰병력이 배치됐다.은행측은 지난주 본부 부행장과 전산관련 담당자들을 전산센터로 급파했으며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전산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어느 한 곳이 파업을 할 경우 전국적인 금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2003-06-17 2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