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23주년을 맞아 18일 광주를 찾았다.그러나 한총련 소속 학생들의 시위로 대통령이 행사장에 늦게 참석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나머지 일정도 어그러졌다.
●당혹한 청와대
청와대는 이날 기념식에 앞서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기습시위를 통해 노 대통령의 행사장 진입을 저지하자 크게 당혹스러워 했다.이로 인해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행사에 대처능력이 이 정도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사회 보수층의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한총련 (합법화)문제를 좋게 해결해 주려고 하는데,학생들의 이런 행동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국가행사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무슨 득을 얻을 수 있느냐.”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 “한총련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있었으나,당초 피켓시위 정도를 예상했다.”면서 “현장 경찰의 대응 미숙으로 학생들이 과격하게 나온 것인지,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는지 등을 경찰청 자체에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학생들의 표현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전날 모인 학생들이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같이 행동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대통령 진입 왜 저지했나
한총련은 당초 노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 저지 여부를 둘러싸고 전날 오후까지 상당한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노 대통령과 강금실 법무장관이 한총련 합법화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합법화 문제에 대해 여론이 불리해지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노 대통령이 방미 과정에서 보여준 언행이 ‘대미 자주외교’를 주장해 온 평소 발언과 배치된다고 판단해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광주·전남지역대학 총학생회연합(남총련)은 이날 “노 대통령은 친미 외교를 5월 영령앞에 사과하고 한·미 공동성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대통령,전남대 특강
노 대통령은 묘역을 참배한 뒤 전남대에서 특별강연을 갖고,“광주·전남의 시민들이 저를 이해하고 신뢰했기 때문에지난해 3월 16일 광주(경선)에서 1위를 한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여러분들의 마음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고,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중학교때의 한 선생님이 ‘브루노라는 사람은 지동설을 굽히지 않고 주장하다가 화형당했고 갈릴레이는 역시 지동설을 신봉했지만 종교재판에서 지동설을 부인해 살았다.’는 말을 했는데,그 당시는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어떻든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브루노를 좋아하는 쪽이었다.”고 덧붙였다.대통령이 되고 보니 갈릴레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원칙론도 중요하지만,현실과 실리도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미관계가 순조롭지 않고 갈등과 대립이 생기면 북핵문제를 푸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한반도에 전쟁이 날 듯한 대단히 불안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이번 방미(訪美)행보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곽태헌기자 tiger@
●당혹한 청와대
청와대는 이날 기념식에 앞서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기습시위를 통해 노 대통령의 행사장 진입을 저지하자 크게 당혹스러워 했다.이로 인해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행사에 대처능력이 이 정도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사회 보수층의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한총련 (합법화)문제를 좋게 해결해 주려고 하는데,학생들의 이런 행동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국가행사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무슨 득을 얻을 수 있느냐.”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 “한총련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있었으나,당초 피켓시위 정도를 예상했다.”면서 “현장 경찰의 대응 미숙으로 학생들이 과격하게 나온 것인지,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는지 등을 경찰청 자체에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학생들의 표현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전날 모인 학생들이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같이 행동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대통령 진입 왜 저지했나
한총련은 당초 노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 저지 여부를 둘러싸고 전날 오후까지 상당한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노 대통령과 강금실 법무장관이 한총련 합법화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합법화 문제에 대해 여론이 불리해지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노 대통령이 방미 과정에서 보여준 언행이 ‘대미 자주외교’를 주장해 온 평소 발언과 배치된다고 판단해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광주·전남지역대학 총학생회연합(남총련)은 이날 “노 대통령은 친미 외교를 5월 영령앞에 사과하고 한·미 공동성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대통령,전남대 특강
노 대통령은 묘역을 참배한 뒤 전남대에서 특별강연을 갖고,“광주·전남의 시민들이 저를 이해하고 신뢰했기 때문에지난해 3월 16일 광주(경선)에서 1위를 한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여러분들의 마음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고,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중학교때의 한 선생님이 ‘브루노라는 사람은 지동설을 굽히지 않고 주장하다가 화형당했고 갈릴레이는 역시 지동설을 신봉했지만 종교재판에서 지동설을 부인해 살았다.’는 말을 했는데,그 당시는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어떻든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브루노를 좋아하는 쪽이었다.”고 덧붙였다.대통령이 되고 보니 갈릴레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원칙론도 중요하지만,현실과 실리도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생각해도 한·미관계가 순조롭지 않고 갈등과 대립이 생기면 북핵문제를 푸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한반도에 전쟁이 날 듯한 대단히 불안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이번 방미(訪美)행보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곽태헌기자 tiger@
2003-05-19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