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축구로 남북화해 앞당기자

[사설] 축구로 남북화해 앞당기자

입력 2002-06-26 00:00
업데이트 2002-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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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아시아의 신화를 썼다.16강 진출이 최대 목표였던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40위 팀이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물리치고 4강에 오른 것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신화라 한대서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이것이 어찌 축구만의 신화일까.

한국대표팀이 4강 티켓을 놓고 스페인과 일전을 벌일 때 붉은악마가 펼친 카드섹션은 ‘아시아의 긍지(Pride of Asia)’였다.아시아 지역 관중들은 이 슬로건에 한마음이었고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축구강국을 물리칠 때마다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 주었다.

아시아가 이웃사촌의 끈끈한 연대감을 갖게 된 것은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아시아 지역의 최대 수확이다.우리와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가 4강 문턱에서 주저앉은 일본이 한국의 선전을 자국의 경사처럼 환호해 주었고 한때 우리가 참전해 전쟁을 치른 베트남까지 태극전사의 승전보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 주었다.축구가 아시아를 이웃사촌으로 묶어준 셈이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연대의식을 일깨운 월드컵축제가 남북의 화해를 앞당기는데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다행히 이번 월드컵 기간에 보여준 북한의 태도도 물보다 진한 ‘동족의 정’을 확인해 주었다.북한은 한국팀이 선전한 게임을 녹화방영했고 민통선 지역에서도 한국의 승전보에 환호하는 북한 병사들의 함성이 들렸다고 한다.

마침 남북한은 오는 9월6일 서울 상암구장에서 경평축구를 열기로 돼있다.1929년부터 해방 이듬해인 1946년 3월까지 이어온 경평축구는 1990년 통일축구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평양을 한 차례씩 오간 후 12년만의 부활이다.이의 부활이 2000년 9월 3차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됐다가 흐지부지된 후 최근 박근혜 의원의 방북을 계기로 다시 열리게 됐다.남북축구 교환경기가 정례화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일제하 민족혼을 일깨운 축제를 매개로 민족화해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2-06-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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