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韓銀총재 “경기 진작보다 안정에 무게”

박승 韓銀총재 “경기 진작보다 안정에 무게”

입력 2002-04-02 00:00
업데이트 2002-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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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朴昇)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1일 “경기진작보다 안정쪽에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이는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기조(통화완화)를 유지해왔던 한은의 통화정책을 ‘긴축’(콜금리 인상)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박 총재는 이날 오후 취임식을 갖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직접 작성한 취임사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무게중심과 중앙은행 총재관 등 민감한 현안들을 두루 거론했다.이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할 말을 하는’ 총재관을 드러냈다.

[경기진작보다는 안정] 그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최대 과제는 불황극복이었고,따라서 경기진작에 우선순위를 두고 ‘돈을 풀어온’ 지금까지의 한은 저금리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책기조를 변경할 때”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지난해 3·4분기를 바닥으로 경제가 이미 회복국면에들어섰으며,올해에는 잠재성장률(5% 안팎) 수준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다.즉,성장 못지 않게 물가와 국제수지도 중시해야 할 때가 됐으며,통화정책의 방향은 성장 우선에서 성장·물가·국제수지간의 균형적인 안정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신의 이름 앞에 따라다니는 ‘성장론자’라는 수식어를상당히 의식한 흔적이 엿보인다.그는 “모든 정책판단은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밥먹는 게 최대 화두였던 60∼70년대와 외환위기 직후에는 성장론자였지만 밥먹는 게 해결된 지금은 안정론자”라고 못박았다.

[“부동산과열은 일시적 마찰현상”] 그러면서도 그는 부동산시장 과열과 관련해 “내수 주도적인 경기회복 국면의 일시적인 마찰현상”이라며 정책판단에 있어 무게중심을 두지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어찌됐든 정책기조의 변경을 공식선언한 만큼,‘행동’시기가 언제일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이 달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사흘(4일) 뒤로 촉박한 만큼 동결이 확실시되지만 예상보다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한은 독립 지키면서 친(親)정부적인 정책 펼 터”] 박 총재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관계를 ‘대립’이 아닌 ‘분업과보완’으로 정의했다.이같은 맥락에서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중앙은행의 견해와 정책대안을 적극 제시하겠다.”고도했다.학계(중앙대 교수)에 있을 때 대 정부 비판을 직선적으로 쏟아냈던 것처럼 “할 말을 하는 총재가 되겠다.”는 공언이다.여기에는 전임 총재 시절 정책조언 역할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녹아있다.

“한은 현안과 직접 관련없는 경제장관회의에는 참석하지않겠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가 진념(陳稔) 경제부총리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총재에 임명된 점에 주목,중앙은행과의 정책협조가 다소 용이할 것이라고 보는 경제부처팀 일각의 기류에 일침을 놓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총재는 한은 예산권 독립 및 은행감독권 환원 등의 문제도 “개선방향을 모색해보겠다.”고 밝혀 또 한차례 쟁점화를 예고했다.

안미현기자 hyun@
2002-04-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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